英 연구진 "여러 요인 복합 작용시 생태계 붕괴 가속"
"아마존 밀림 볼 수 있는 건 현세대가 마지막일 수도"
생태계 파괴가 기존 예상보다 훨씬 일찍 일어남에 따라 현세대를 끝으로 아마존 우림을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섬뜩한 경고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로담스테드 연구소와 사우샘프턴·셰필드·뱅고어대학 연구팀은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생태학적 급변점(tipping point)이 예상보다 훨씬 일찍 일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급변점은 작은 변화가 쌓여 한 가지 변화만 더 일어나도 갑자기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가 된 순간을 의미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사이먼 윌콕 로담스테드 연구소 교수는 "우리는 현실적으로 아마존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세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연구들은 기후변화, 삼림 벌채 등 한 가지 파괴 요인이 일으키는 효과에 집중했다.

반면 이번 연구는 물 부족, 광산 채굴로 인한 물 오염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면 생태가 파괴되는 급변점이 훨씬 더 빨리 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2가지 호수 생태계와 2개의 숲에 대해 컴퓨터 모델링으로 변수를 7만번 조정해 관찰한 결과, 생태계 붕괴의 15%는 주요 요인이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더라도 새로운 요인이나 극단적인 사건에 의해 발생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생태계의 한 부분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더라도 온난화나 극한적인 날씨 사건 등 새로운 요인이 균형을 깨트리면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윈난성 얼하이 호수의 생태계는 예상보다 빨리 파괴됐는데, 이는 기존 예상이 농업 유출수로 인한 부영양화 요인 하나에만 집중해 도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후 변화, 다른 형태의 오염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얼하이 호수의 생태계 저하가 가속화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아마존 우림을 포함해 세계 생태계의 5분의 1 이상이 인간 생애 기간 안에 재앙적으로 붕괴할 위험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도 최근 보고서에서 2100년까지 아마존에 급변점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범위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정책 입안자들이 더 긴급하게 행동해야 할 필요성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윌콕 교수는 '작은 변화가 큰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번 연구의 논리를 역으로 적용하면 생태계의 빠른 회복을 이끌 수도 있다고 밝혔다.

얼하이 호수도 회복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이날 과학 저널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소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