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혈 없어도 정확도 92%…세계 첫 타액 당측정기 임상데이터는? [남정민의 붐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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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반복적으로 손 끝에서 피를 내야한다는 점입니다. 심리적 저항감이 클 뿐더러, 소아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피부에 붙이는 식이지만, 가격이 부담스럽고 오랜 시간 피부에 붙이고 있어야하다 보니 트러블이 생기기도 합니다.


동운아나텍은 이러한 한계점을 반도체 기술로 극복했습니다. 이 기업은 뿌리를 반도체 기술에 둔 회사이기도 합니다.
타액 속의 미세한 당을 측정, 수치로 변환할 수 있는 미세전류 제어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연구개발(R&D)만 꼬박 7년이 걸렸죠. 20~30초 가량 검사기를 입에 물고 타액을 한두방울 떨어뜨리면 12초 이내 측정 결과값을 볼 수 있습니다.동운아나텍은 두 차례에 걸친 탐색임상을 진행했습니다. 탐색임상이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기 위해 진행하는 본임상 이전에 하는 초기임상을 뜻합니다.
세계적으로 채혈 없이 당을 관리할 수 있게끔 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실제 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동운아나텍이 유일합니다. 임상을 마치고 나니 미국, 유럽 기업들에서 먼저 흥미를 보이고 비즈니스 미팅을 잡기도 했습니다.
-김동철 동운아나텍 대표
첫 번째 임상은 서울 노원에 있는 을지대학교병원에서 114명을 대상으로, 두 번째 임상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300명 규모로 진행했습니다. 동운아나텍이 탐색임상을 두 번이나, 그것도 대규모로 진행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염두한 전략적 판단입니다.
임상은 동운아나텍이 개발한 타액 당 측정기 디살라이프가 병원에서 사용하는 공인 혈당측정장비(YSI 2300 STAT PLUS)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정확한가를 골자로 진행됐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확도는 92.5%(피어슨 상관계수)였습니다.
YSI라는 병원 정식장비와 동운아나텍의 타액측정기를 비교하고, 또 YSI와 간이혈당측정기(자가혈당측정기)를 비교했을 때 정확도의 차이가 있는지 없는지를 본 겁니다. 92.5%라는 건 쉽게 말하면 비슷하다는 얘기입니다. 일반적으로 간이혈당측정기와 YSI의 정확도 차이를 플러스 마이너스 10%, 혹은 10% 살짝 넘게 봅니다. 연속혈당측정기도 요새 최신으로 나온게 오차범위가 9~10% 정도 나옵니다.
공복혈당 기준입니다. 식후혈당은 변동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임상에서 다양한 혈당구간의 환자들을 모집해서 진행했는데, 혈당이 좀 높은 환자들도 정확도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승환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두 번째 임상에서는 수치가 더 좋아졌습니다. 300명 중 270명이 A구간에 들어왔는데 이번 A구간은 오차범위가 3% 이내였습니다. 나머지는 문제없이 B구간에 안착했습니다. 반도체 기술을 계속 업그레이드 해 민감도를 더욱 높인 디살라이프를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침 속에 있는 당은 50분의 1 농도 밖에 되지 않는데 이게 얼마나 정확할지, 처음에 시작할 때 솔직히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데이터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게 나왔습니다. 물론 아직 탐색임상이라 본임상을 해야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봤다고 생각합니다.
-이승환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앞서 말했듯이 당뇨병은 한번 걸리면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채혈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으로 그간 당 체크를 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보다 간편하게 측정해, 만약 자신이 위험군이라면 미리미리 예방하자는 취지입니다.
당뇨병은 무서운 병이에요. 합병증도 많고요. 안 걸리는 게 최선입니다. 디살라이프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예방이 실현됐으면 좋겠습니다.
완치가 안 되는 병은 가장 중요한 것이 예방입니다. 걸리고 난 다음에 치료하고 악화되지 않게 하는것 보다는 기본적으로 걸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시로 당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디살라이프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김동철 동운아나텍 대표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