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경기 둔화 우려…증시 하락 출발 전망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미국 증시가 지난 거래일(23일) 하락한 점은 26일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경기 지표가 하락하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는 점 역시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코스피 0.5% 내외 하락 출발 예상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0.5% 내외 하락 출발 후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종목군 중심으로 차익 매물 소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 미 증시가 유럽 제조업과 미국 서비스업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여파로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으며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시장에 영향을 줄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 대한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발 정치 불확실성이 유가, 곡물 등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증시는 변동성 장세에 돌입할 전망이며 주간 코스피 예상 레인지는 2520~2620포인트"라고 했다.

美 소비지표에 주목


이번주 뉴욕증시는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연내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경고 이후 경기 전망과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지난주에 이은 파월 의장의 발언과 5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에 따라 주가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은 오는 28일과 29일 잇달아 공개 석상에 나온다. 지난주 미국 의회 하원과 상원 청문회에서는 연내 0.25%포인트씩 두 번의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 주가가 더 이상 상승 흐름을 타지 못했다.

28일에는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는 앤드루 베일리 영국은행(BOE) 총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등이 함께한다. 29일에도 스페인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와의 대담이 예정돼 있다. 지난주에 이어 이들 행사에서 나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증시에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Fed가 금리 인상 지표로 참고하는 5월 PCE도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예상보다 물가 지표가 높게 나오면 긴축 압박은 더 강해질 수 있다. 5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신규 주택 판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확정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등도 발표된다.

경기 침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크루즈업체 카니발과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나이키와 제너럴밀스, 매코믹 등이 성적표를 공개한다.

中 6월 PMI 발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1일 중국 증시는 경기 부양책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31%, 선전성분지수는 2.18% 하락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 22~23일 단오절 연휴로 휴장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내렸다. 일반적 대출 기준인 1년 만기는 연 3.55%,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인 5년 만기는 연 4.5%가 됐다. 중국 경제의 축인 부동산산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시장에선 5년 만기를 더 큰 폭으로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통계국은 30일 기업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발표한다. PMI는 기업의 구매·인사 등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경기 전망 지표다. 50을 기준으로 그 위면 경기 확장, 아래면 위축 국면임을 뜻한다.

제조업 PMI는 지난 4월 49.2로 4개월 만에 위축으로 돌아선 데 이어 5월에는 48.8로 더 떨어졌다. 6월 추정치는 49다. 제조업은 지난 1분기 기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7.9%를 차지했다.

서비스업과 건축업을 더한 비제조업 PMI는 5월 54.5로 호조를 이어갔다. 6월 추정치는 53이다.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식당, 관광 등 서비스업은 살아났지만 고가 소비재 수요는 부진한 ‘불균형적 회복’이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28일에는 5월 공업기업 이익 증가율(연간 누적·전년 동기 대비)이 나온다. 공업 이익은 연매출 2000만위안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제조업 부문 수익성 지표다. 1~4월은 -20.6%로 부진했다.

"하반기 코스피지수 2700~2800"


한국경제신문의 ‘3분기 한경 펀드매니저 서베이’에서 응답자들은 올해 3분기 증시를 주도할 업종(복수 응답)으로 반도체(70.8%), AI(46.2%), 2차전지(14.6%) 등을 꼽았다.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펀드매니저 13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한경 펀드매니저 서베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산운용사 운용역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 설문조사다.

3분기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2개 복수 응답)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기조’란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50.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 경기 회복(37.7%)’ ‘미국 경기침체(22.3%)’ ‘소비심리 위축(22.3%)’ ‘기업실적 둔화(16.9%)’ ‘미·중 갈등(16.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시점은 올 3분기라고 답한 펀드매니저가 46.2%로 가장 많았다.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로 점친 응답자가 각각 27.7%, 15.4%로 뒤를 이었다.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 상단을 묻는 항목에 ‘2700~2799(30.0%)’와 ‘2800~2899(27.7%)’라고 답한 펀드매니저가 절반을 넘었다. 코스피지수 하단은 ‘2400~2499(40.8%)’와 ‘2500~2599(26.2%)’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그리스 보수 여당 재집권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이끄는 신민주주의당이 25일(현지시간) 실시된 2차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단독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리스는 2010년 재정위기로 국가부도 사태에 몰려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고, 지난해 3월 이를 졸업했다. 오랜 기간 경제적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그리스 국민들은 2019년 집권 이후 자국 경제를 성장 궤도에 올려놓은 미초타키스 총리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줬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경제 부흥을 기치로 내걸고 감세, 외국인 투자 유치와 같은 시장 친화적 경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그리스는 IMF 구제금융을 조기에 상환했고, 최하위권으로 추락한 국가 신용등급도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스의 경제 성장률은 2021년 8.4%에 이어 지난해에도 5.9%로 괄목할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대표인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는 "그리스가 임금은 불가리아 수준인 데 반해 물가는 영국 수준"이라며 자신이 총리가 되면 최저임금과 연금 수령액 인상, 근로 시간 단축 등을 추진하겠다며 포퓰리즘 공약을 내놓았으나 예전만큼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치프라스 전 총리는 2015년 총선에서 '긴축 거부'를 내세워 유권자들의 환심을 샀지만 정작 총리 취임 후 국제채권단에 백기를 들고 더 혹독한 긴축 요구를 담은 3차 구제금융안을 받아들여 공약을 뒤집었다. '거짓말 총리'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치프라스 전 총리는 2019년 총선에 이어 올해 총선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