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에 '현피 뜨자'면서 트위터 경영전략 따라하는 저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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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경영자들에 조직 구성 및 생산성 향상 방안을 생각할 힘을 줬다. 그는 앞서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한 뒤 대량 해고, 계정 유료화 등을 감행한 것에 대한 평가다. 이 말은 한 사람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다. 최근 ‘현피’ 논란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경영전략에 있어선 저커버그가 머스크를 인정하고 벤치마킹하는 부분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NBC 방송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의 경쟁자들이 머스크의 전술을 모방하고 있으며, 심지어 마크 저커버그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레딧의 스티브 허프먼 CEO는 최근 NBC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인스타그램처럼 큰 규모로 성장하지 않더라도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 등을 통해 소셜미디어 앱이 어떻게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허프먼은 “머스크가 우리에게 영향을 줬다”며 “우리는 그런 주제에 대해 여러 차례 대화했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 역시 최근 팟캐스터 렉스 프리드먼과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트위터 경영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머스크가 추진한 많은 원칙은 기본적으로 회사 내 엔지니어들과 관리 계층 간의 거리를 줄이면서 조직을 더 기술적으로 만들려는 것이었다"라며 “그것이 좋은 변화이고, 업계에도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저커버그는 “그것이 좋은 변화라고 생각하지만 실행하기에는 약간 겁을 내는 경영자들이 많았다”며 “머스크가 실행한 방식이 업계 경영자들에게 회사 조직을 어떻게 만들고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을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줬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트위터와 경쟁할 새로운 텍스트 기반의 소셜미디어 앱인 ‘스레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그(머스크)가 다른 많은 회사보다 상당히 앞서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의 행동이 나와 다른 업계 사람들에게 ‘우리가 해야 할 만큼 이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위터가 광고 이외 수익원을 확대하기 위해 유료 서비스와 데이터 사용 수수료를 도입한 조치도 다른 업체들의 모방을 이끌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다른 기업이 자사의 앱에 연결할 때 쓰는 기술 표준인 API 접근 요금으로 월 4만2000달러(약 5500만원)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몇 주 뒤 레딧도 API 요금제를 도입했다. 레딧은 트위터가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절반 이상을 해고하자 뒤를 이어 인력의 5%가량을 해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위터가 월 8달러(약 1만원)의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뒤, 메타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월 11.99달러의 유료 인증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지난 2월 밝혔다. 이는 ‘메타 베리파이드’라는 이름으로 호주·뉴질랜드에서 시작해 다른 나라로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회사 세일스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도 지난 3월 온라인매체 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의 모든 CEO가 머스크가 하는 것을 보고 그들 안에 있는 일론 머스크를 풀어줘야 할지 자문했다”고 말했다. 세일스포스도 지난 1월 전체 직원의 10%를 해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NBC는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 트위터의 기업 규모가 크게 줄었는데도 머스크의 영향력이 지속하는 점은 놀랍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5월 첫째 주까지 5주간 트위터의 미국 광고 수입이 8800만달러(약 1155억원)로, 전년 동기 동기보다 59% 감소했다.
물론, 저커버그가 머스크의 경영방식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린 건 이번 설전 논란 이전 일이다. 머스크는 지난 21일 메타가 출시 예정인 ‘스레드’가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지 묻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글에 “지구 전체가 대안도 없이 저커버그의 손가락에 지배당하겠네”라고 비꼬았다. 이어 다른 이용자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하자 “나는 철창 싸움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를 본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에 “위치 보내라”며 싸울 장소를 정하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머스크는 “진짜라면 해야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응수해 성사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모았다. 머스크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저커버그와의 격투기와 관련해 “실제 일어날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훈련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두 사람의 격투기 경기가 성사될 경우 10억달러(1조3000억원) 규모의 흥행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한 뒤 대량 해고, 계정 유료화 등을 감행한 것에 대한 평가다. 이 말은 한 사람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다. 최근 ‘현피’ 논란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경영전략에 있어선 저커버그가 머스크를 인정하고 벤치마킹하는 부분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NBC 방송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의 경쟁자들이 머스크의 전술을 모방하고 있으며, 심지어 마크 저커버그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레딧의 스티브 허프먼 CEO는 최근 NBC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인스타그램처럼 큰 규모로 성장하지 않더라도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 등을 통해 소셜미디어 앱이 어떻게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허프먼은 “머스크가 우리에게 영향을 줬다”며 “우리는 그런 주제에 대해 여러 차례 대화했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 역시 최근 팟캐스터 렉스 프리드먼과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트위터 경영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머스크가 추진한 많은 원칙은 기본적으로 회사 내 엔지니어들과 관리 계층 간의 거리를 줄이면서 조직을 더 기술적으로 만들려는 것이었다"라며 “그것이 좋은 변화이고, 업계에도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저커버그는 “그것이 좋은 변화라고 생각하지만 실행하기에는 약간 겁을 내는 경영자들이 많았다”며 “머스크가 실행한 방식이 업계 경영자들에게 회사 조직을 어떻게 만들고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을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줬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트위터와 경쟁할 새로운 텍스트 기반의 소셜미디어 앱인 ‘스레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그(머스크)가 다른 많은 회사보다 상당히 앞서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의 행동이 나와 다른 업계 사람들에게 ‘우리가 해야 할 만큼 이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위터가 광고 이외 수익원을 확대하기 위해 유료 서비스와 데이터 사용 수수료를 도입한 조치도 다른 업체들의 모방을 이끌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다른 기업이 자사의 앱에 연결할 때 쓰는 기술 표준인 API 접근 요금으로 월 4만2000달러(약 5500만원)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몇 주 뒤 레딧도 API 요금제를 도입했다. 레딧은 트위터가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절반 이상을 해고하자 뒤를 이어 인력의 5%가량을 해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위터가 월 8달러(약 1만원)의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뒤, 메타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월 11.99달러의 유료 인증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지난 2월 밝혔다. 이는 ‘메타 베리파이드’라는 이름으로 호주·뉴질랜드에서 시작해 다른 나라로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회사 세일스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도 지난 3월 온라인매체 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의 모든 CEO가 머스크가 하는 것을 보고 그들 안에 있는 일론 머스크를 풀어줘야 할지 자문했다”고 말했다. 세일스포스도 지난 1월 전체 직원의 10%를 해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NBC는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 트위터의 기업 규모가 크게 줄었는데도 머스크의 영향력이 지속하는 점은 놀랍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5월 첫째 주까지 5주간 트위터의 미국 광고 수입이 8800만달러(약 1155억원)로, 전년 동기 동기보다 59% 감소했다.
물론, 저커버그가 머스크의 경영방식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린 건 이번 설전 논란 이전 일이다. 머스크는 지난 21일 메타가 출시 예정인 ‘스레드’가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지 묻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글에 “지구 전체가 대안도 없이 저커버그의 손가락에 지배당하겠네”라고 비꼬았다. 이어 다른 이용자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하자 “나는 철창 싸움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를 본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에 “위치 보내라”며 싸울 장소를 정하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머스크는 “진짜라면 해야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응수해 성사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모았다. 머스크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저커버그와의 격투기와 관련해 “실제 일어날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훈련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두 사람의 격투기 경기가 성사될 경우 10억달러(1조3000억원) 규모의 흥행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