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쿠데타 후 밀 가격 ↓…"전쟁 영향 이젠 없다" 지적도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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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새 국제 밀 선물 가격 1% 하락
"원자재 시장 전쟁 리스크 소멸" 분석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쿠데타로 국제 곡물 가격이 또 한 번 출렁일지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권력 구도에 균열이 갔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밀(소맥)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은 약세를 나타냈다.
일각에선 전쟁이 1년 반 가까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이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이상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6일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1% 가까이 하락한 부셸당 7.3925달러를 기록했다. 밀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치솟았다가 하락세를 거듭해 왔지만, 흑해 곡물 협정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달 들어 25% 뛴 상태였다. 쿠데타를 계기로 푸틴 대통령의 권위가 추락하고 전쟁이 종식될 거란 기대감이 퍼지면서 되려 곡물 가격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 바그너그룹이 장악한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가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곡물 재배지인 데다 주요 수출 기지라는 점에서 곡물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로스토프나도누에선 약 일주일 뒤부터 곡물 수확이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쿠데타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베콘 농업 컨설팅회사의 대표 안드레이 시조우는 로이터통신에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예전과 같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의 곡물 업계 소식통들도 러시아의 주요 수출 기지인 흑해 노보로시스크항이 “평소와 같이 돌아가고 있다”고 알렸다.
시장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리스크로 원자재 가격이 널뛰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 투자은행 아카데미시큐리티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이 아마 평화로 가는 길에 가장 가까운 상태일 것”이라면서도 “지난 18개월 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고, (전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약화했다”고 짚었다.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급격하게 뛰었던 에너지와 곡물 가격은 상당 부분 정상화했고, 급등락을 초래할 만한 요인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카데미시큐리티스는 “러시아는 자국산 상품을 정상 가격에 사 줄 새로운 파트너인 중국과 인도를 찾아냈다”며 “독일과 유럽의 나머지 국가들에 연료를 헐값에 팔던 과거로 돌아가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와 평화 조약에 서명하는 시점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다. 아카메디시큐리티스는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힘이 약화했다 해서 평화가 올 것이란 보장은 없다”며 “상황이 나아지기 전 악화할 수 있는 위험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곡물 가격의 경우 기상 악화에 따른 공급 충격으로 상승 여력이 큰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인도의 밀 수확량은 정부 예상치를 10%가량 밑돌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올해 생산량을 1억1274만미터톤(1미터톤=1000kg)으로 추정했지만, 실제는 1억100만~1억300만미터톤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다. 공급 감소세로 인도 내 밀 가격은 지난 두 달간 이미 10% 급등한 상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원자재 시장 전쟁 리스크 소멸" 분석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쿠데타로 국제 곡물 가격이 또 한 번 출렁일지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권력 구도에 균열이 갔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밀(소맥)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은 약세를 나타냈다.
일각에선 전쟁이 1년 반 가까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이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이상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6일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1% 가까이 하락한 부셸당 7.3925달러를 기록했다. 밀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치솟았다가 하락세를 거듭해 왔지만, 흑해 곡물 협정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달 들어 25% 뛴 상태였다. 쿠데타를 계기로 푸틴 대통령의 권위가 추락하고 전쟁이 종식될 거란 기대감이 퍼지면서 되려 곡물 가격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 바그너그룹이 장악한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가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곡물 재배지인 데다 주요 수출 기지라는 점에서 곡물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로스토프나도누에선 약 일주일 뒤부터 곡물 수확이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쿠데타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베콘 농업 컨설팅회사의 대표 안드레이 시조우는 로이터통신에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예전과 같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의 곡물 업계 소식통들도 러시아의 주요 수출 기지인 흑해 노보로시스크항이 “평소와 같이 돌아가고 있다”고 알렸다.
시장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리스크로 원자재 가격이 널뛰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 투자은행 아카데미시큐리티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이 아마 평화로 가는 길에 가장 가까운 상태일 것”이라면서도 “지난 18개월 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고, (전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약화했다”고 짚었다.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급격하게 뛰었던 에너지와 곡물 가격은 상당 부분 정상화했고, 급등락을 초래할 만한 요인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카데미시큐리티스는 “러시아는 자국산 상품을 정상 가격에 사 줄 새로운 파트너인 중국과 인도를 찾아냈다”며 “독일과 유럽의 나머지 국가들에 연료를 헐값에 팔던 과거로 돌아가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와 평화 조약에 서명하는 시점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다. 아카메디시큐리티스는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힘이 약화했다 해서 평화가 올 것이란 보장은 없다”며 “상황이 나아지기 전 악화할 수 있는 위험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곡물 가격의 경우 기상 악화에 따른 공급 충격으로 상승 여력이 큰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인도의 밀 수확량은 정부 예상치를 10%가량 밑돌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올해 생산량을 1억1274만미터톤(1미터톤=1000kg)으로 추정했지만, 실제는 1억100만~1억300만미터톤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다. 공급 감소세로 인도 내 밀 가격은 지난 두 달간 이미 10% 급등한 상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