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건은 조사 중…나머지 4건은 안전 확인, 1건은 단순 기재 착오
아기 안전 확인 안 되는 사건은 일선서서 지방청으로 이관 수사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영아' 사건 관련, 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수사 의뢰가 들어온 출생 미신고 영아 사건은 총 15건으로, 이 중 4건은 종결, 11건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 진행 중인 사건은 모두 경기남부경찰이 맡고 있다.

기관별로는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 5건(수원 2건, 화성 1건, 오산 1건, 안성 1건), 일선 경찰서 6건(안성서 2건, 화성동탄서 2건, 수원중부서 2건)이다.

경기남부경찰, '출생 미신고 영아' 11건 수사…사망 2·유기 1건
우선 일선 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사건을 보면 경기 안성경찰서는 안성시로부터 한 베트남 국적의 여성이 낳은 아기가 출생 신고가 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안전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수사 의뢰를 받아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사건을 이송할 예정이다.

이 외에 안성시는 감사원으로부터 관내 또 다른 외국인 여성이 출산한 아기가 출생 신고가 안 돼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아 조사에 나선 상태이다.

안성경찰서는 안성시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는 대로 이 사건 역시 경기남부경찰청에 이송할 계획이다.

화성동탄경찰서가 수사 중인 사건은 한 내국인 가정에 대한 것으로, 2017년생 남자 아기의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 기록이 없다는 감사원 통보에 따라 현장 확인이 이뤄졌다.

그 결과 이 가정 내에는 2017년생 남자아기는 물론 이 아기의 동생인 2018년생 남아까지 총 2명의 아기가 있었다고 한다.

이들의 친모는 가정 내 문제가 있어 부득이하게 출생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기는 모두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친모를 아동복지법 위반(방임)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계획이다.

수원중부경찰서는 수원시로부터 30대 외국인 여성이 2019년에 낳은 아기가 출생 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수사 의뢰를 받아 수사 중이다.

아직 이 외국인 여성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그가 출산한 아기의 생사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으로 넘겨 수사할 방침이다.

또 수원중부경찰서는 한 내국인 20대 여성이 지난해 아기를 낳고 곧바로 베이비박스에 맡긴 사건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이 여성이 출산한 아기는 서울의 한 보육시설에서 양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경찰서가 수사 의뢰를 받은 사건들은 이처럼 아기의 안전이 하나둘 확인되고 있다.

일부 생사 파악이 되지 않는 사건의 경우에는 경기남부경찰청이 넘겨받아 수사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5건의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유령 영아' 사건의 시작이 된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영아살해 혐의로 구속된 친모 30대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기를 출산하고 곧바로 살해한 뒤 자신이 살고 있는 수원시 장안구 소재의 한 아파트 세대 내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번 주 초에 A씨에 대한 구속 후 첫 조사를 진행하고, 그의 남편에 대해서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할 방침이다.

경찰은 생후 8일 된 딸을 온라인에서 알게 된 타인에게 넘긴 정황이 드러난 '화성 영아 유기 사건'의 경우 친모 20대 B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유기) 혐의로 입건한 데 이어 친부 또한 유기 방조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들 두 사람은 자신들의 딸을 데려가겠다는 성인 남녀 3명을 카페에서 함께 만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경찰은 오산시로부터 2015년 태어났지만,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 1명의 소재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아 조사를 벌였다.

이 사건은 병원 측이 전산상에 동명이인의 산모 정보를 잘못 기재하면서 벌어진 착오로 확인돼 입건 전 조사 종결 처리됐다.

또 경찰은 안성에 거주 중인 40대 여성이 타인의 명의를 빌려 아기를 낳고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했다.

이 여성은 개인적인 사정 탓에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출산 후 아기를 직접 키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기는 안전한 상태이다.

종합하면, 경기남부경찰청 관내에서 수사 중인 출생 미신고 사건 11건은 사망 2건, 유기 1건, 조사 중 3건, 안전 확인 4건, 단순 착오 1건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11건의 사건은 진행 상황에 따라 언론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