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외치는 5% 조정…나스닥, 엔비디아 급락[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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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미 동부시간) 아침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나타났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금리가 내림세를 보였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두 가지 요인이 영향을 줬습니다.
⑴ 러시아 바그너 반란 사태
먼저 러시아에서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이 반란을 일으켰던 일인데요. 하루 만에 철군으로 사태가 대략 마무리되긴 했지만 지정학적 긴장을 높이는 일이었습니다.
UBS는 "반란은 푸틴 대통령의 권위에 대한 가장 중요한 도전 중 하나를 나타내지만, 이러한 사건이 현 단계에서 금융시장의 더 큰 그림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상황은 진정된 것처럼 보이고 현재로서는 시장 환경을 바꿀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일은 투자자들에게 예측 불가능한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올해 낮은 유가는 시장을 떠받치는 근본적 요인이었는데 만약 이런 사건이 이런 환경이 변한다면 부정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UBS는 "이런 배경에서 주식보다 우량 채권을 선호한다.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 안전자산 선호가 커져 채권이 주식을 능가할 가능성이 크다. 또 원자재를 지정학적 위험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일종의 헤지 수단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에서 지정학적 긴장을 높이는 일이 터지면 에너지 가격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것입니다. 바그너 반란 사태가 터진 뒤 일시적으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고 유가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안정세를 되찾았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30% 오른 배럴당 69.3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미국 주식에 관한 한 바그너그룹의 쿠테타 시도로 인한 극적 영향은 없어야 한다. 러시아 사태가 미국에 영향을 주는 경로는 주로 에너지 가격을 통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 주말 사건의 발전을 볼 때 유가나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을 이유는 없다.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 없이 에너지를 조달할 능력을 갖췄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직 이번 사태가 시장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완전히 드러난 게 아니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여파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평가할 것이다. 결정적 결론에 도달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습니다. BCA리서치는 우크라이나 휴전 가능성은 더 멀어졌고, 이는 세계 안정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는 (빼앗은 땅의) 정복을 합법화하기 위해 휴전이 필요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영토 회복을 위해 싸우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공격할 힘이 소진되어야만 휴전할 수 있다. 러시아의 내부 분열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고 이에 따라 휴전은 뒤로 밀릴 것이며, 지정학적 위험은 커지고 있다. 불리해진 러시아는 오일 쇼크, 대량 살상무기 사용, 나토와의 분쟁 등 부정적 꼬리 위험을 증가시키는 비합리적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는 상반기에 랠리를 펼친 글로벌 위험 자산에 위협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일이 터지자 암호화폐 거래가 늘어나고 가격이 오른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인들은 바그너가 반란을 일으키자 루블을 달러에 고정된 암호화폐로 교환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CCData에 따르면 루블화와 테더 간 거래액은 금요일 400만 달러에서 토요일 거의 1500만 달러로 급증했습니다. 테터는 가치를 미화 1달러에 고정한 암호화폐입니다.
⑵ 유럽의 침체 가능성
두 번째 요인은 독일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독일 기업들의 경기 판단을 보여주는 Ifo 기업환경지수는 5월 88.5로 집계되어 전월 91.5뿐 아니라 시장 예상치 90.5를 밑돌았습니다. 이 지수는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에 걸친 9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해서 결과를 내놓습니다. 독일은 제조업 강국으로 유로존 경제를 이끄는 나라인데요. 지난주 S&P글로벌이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41.0으로 크게 약화했었죠. ING는 "가장 주목받는 선행 지표인 Ifo 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더 정확하게는 붕괴했다. 예상보다 약한 중국 경제 재개, 다가오는 미국 경기 침체, 지속적 긴축 정책이 기업 정서를 짓누르고 있다. 이는 독일의 경제 반등이 실제로 시작되기도 전에 끝났음을 나타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은 안정세를 조금씩 되찾았습니다. 와그너 사태는 사실상 마무리됐고, 미국은 독일과 달리 경제가 잘 버티고 있으니까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오후 4시 10분께 1.7bp 내린 3.724%에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3bp 하락한 4.725%를 기록했습니다. 아침 한때 각각 3.680%, 4.694%까지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 폭 회복한 것이죠. 하지만 증시의 주요 지수는 그다지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장 후반으로 갈수록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다우는 0.04% 약보합세로 마감됐지만, S&P500 지수는 0.45%, 나스닥은 1.16%나 떨어졌습니다. 빅테크 등 기술주가 크게 내렸기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가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린 테슬라는 6.06% 하락했습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동차 가격이 인하될 것이고, 이에 따라 마진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목표가는 현 주가를 감안해 185달러에서 248달러로 올렸습니다. 엔디비아와 메타, 알파벳은 3% 이상 내렸고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도 1% 중후반 떨어졌습니다. 기술주 향방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엇갈립니다. ▶건강한 조정이라는 것입니다. 50파크인베스트먼트의 애덤 세한 CEO는 ”시장은 (최근 급등세를) 소화하는 상황에 있다. 올해 주로 대형 기술주와 나스닥100은 매우 큰 수익을 거뒀다. 작년에 나타난 것 같은 '폭포수 매도'만 피할 수 있다면 상당한 랠리 이후 주가 후퇴는 완전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차익시현이 나타나고 있지만, 적당히 진행된 뒤 다시 올라갈 것으로 보는 것이죠.
▶기술주 버블이 꺼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베런버그는 "기술주 랠리는 힘이 빠지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술주가 금리 하락으로 인한 지원 없이 어떻게 전체 시장을 능가했는지 주시한다. 새롭고 독립적 기술 사이클(예: AI)이 나타났다거나 거시적 상황과 단절되어 올랐다고는 하지만 기술주가 (금리에 민감한) 듀레이션이 긴 부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좀 고쳐져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베런버그는 "이론적으로 기술주는 금리 상당한 하락으로 이익을 얻겠지만 그렇게 되려면 급격한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가능성이 크다. 이는 주식 전반에 걸쳐 위험 회피 심리를 유발하고 기술주에 불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웰스파고는 "대형 기술주에 대한 집중 위험은 예외적으로 크고 장기적인 걱정거리"라면서 다시 한번 단기 하락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웰스파고의 크리스 하비 전략가는 1) 계절적으로 앞으로 거래량이 적어질 것이고 2) 메가캡 주식은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으며 3) 매파적 중앙은행과 더 높아질 기준금리에 대한 새로워진 걱정이 있다며 대형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I에 기반한 기술주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많습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시장 랠리의 폭이 좁은 건 월스트리트가 AI의 승자를 찾는 방식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시장은 AI 확대가 소수의 핵심 기술 회사의 손에 권력을 집중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들의 밸류에이션이 폭등했고 AI 관련주가 올해 들어 이제까지 지수 상승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기술주 급등이 그 주식들이 반드시 비싸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닷컴 버블 때 목격한 극단적 밸류에이션과 거리가 멀 뿐 아니라 2020년 주식 시장 반등 때 봤던 기술 부문의 높은 밸류에이션으로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이는 벌써 AI가 이미 일부 기업의 이익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주를 기점으로 S&P500 지수는 5주째, 나스닥은 8주째 상승세가 꺾이면서 상승 모멘텀이 약간 흔들리자 비관론자들의 공격도 집중됐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역풍이 순풍보다 훨씬 더 크고 조정 위험이 이보다 더 높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S&P500 지수는 단기적으로 하락할 위험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악화하는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너무 높은 컨센서스 기업 이익 기대치 ▲감소가 예상되는 은행 준비금(향후 6개월간 5000~8000억 달러 유동성 감소) ▲재정 정책의 감소 ▲좁은 폭 등 열악한 주식 시장의 기술적 지표 등을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는 올해 S&P500 지수가 3900에서 마감한 후 내년 2분기 4200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이캐피털의 아나스타샤 아모로소 전략가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무거워진 투자자 포지셔닝, 낙관적 투자자 정서에 대한 모든 주장에 공감한다. 밸류에이션이 너무 확장됐고 그래서 지난주 S&P500 지수가 1.5% 하락했고 반도체가 4.5% 하락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조금 더 깊은 하락의 시작일 수 있다. 콜옵션 매수가 늘어나면서(6월 엔비디아 AMD 인텔 콜옵션만 130만 개가 거래되어 신기록) 변동성이 낮아졌는데 이는 많은 투자자가 상당한 추격매수를 해왔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런 추격은 소진되기 시작했다. 또 점점 더 많은 투자자가 낙관적으로 되고 있다. 심지어 이코노미스트들조차 침체 확률을 낮추고 있다. 이런 상황은 더는 포지셔닝이 순풍이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밸류에이션도 빅테크뿐 아니라 반도체 등까지 많이 확장됐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가가 하락할 수 있지만, 일종의 촉매가 필요하다. 그동안은 그런 부정적 촉매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몇 가지 후보가 있다. 어닝시즌이 먼저다. 지난 1분기 어닝시즌에는 월가 기대치가 극적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2분기에는 그렇지 않다. 추정치는 2%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본다. 투자자들이 2분기 실적에 너무 낙관적이 아닌가 걱정된다. 또 모든 중앙은행이 매파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번 주 더 많은 매파적 발언을 듣게 될 것이다. 이는 시장을 5% 낮은 곳으로 데려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시장에 너무 오래 조정이 없었다며 밀린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즉 S&P500 지수 기준 3~5% 매도가 나타나지 않은 기간이 3개월, 거래일로는 73일이 지났는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00분위로 따져 85분위에 달할 정도로 드문 일이라는 것이죠. JP모건은 5% 조정이 가장 그럴듯한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랠리로 인해 차익 시현 매물이 나오고 있고 ▲시장을 움직일만한 거시경제 데이터가 당분간 없으며 ▲분기 말 리밸런싱으로 인한 주가 하락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2분기에 S&P500지수는 6%, 나스닥은 12%나 올랐지만 채권 시장의 하이일드 채권 등은 거의 오르지 않은 만큼 리밸런싱을 위한 주식 매물이 1500억 달러어치까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기업 자사주 매입이 중단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주까지 60%가 중단했고 내일까지는 85%가 중단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그러면서 블랙아웃 기간에 자사주 매입 규모가 30~3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것도 시장에는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S&P500 지수 목표치를 4500으로 높인 곳입니다. 데이비드 코스틴 전략가는 "S&P 500이 연말까지 3% 상승해 4500까지 오를 것이라는 기본 견해는 그대로지만 ▲좁은 시장 랠리 ▲높아진 밸류에이션 ▲확장된 투자자 포지셔닝은 하방 위험을 나타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만약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Fed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도록 만든다면 강력한 대차대조표, 낮은 변동성, 높은 자본이익률과 같은 '품질' 속성을 가진 주식이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엔비디아와 같은 기술주에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뜻이죠.
물론 강세론을 유지하는 곳도 많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만약 투자자들이 올해 '걱정의 벽'에 매수를 망설였다면 글로벌 주식의 14% 상승을 놓쳤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이 실제로 나아지고 있다는 다섯 가지 증거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① 인플레이션과 싸움은 최소한의 경제적 고통으로 많은 진전을 이루었다 ② 작년에 어려움을 겪었던 주택시장 등 경제 일부가 다시 가속화될 수 있다 ③ AI 혁명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며 기업 실적을 높일 수 있다 ④ 기업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⑤ 더이상 빅테크만 주도하는 시장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사태가 끝나고 투자자들은 다시 인플레이션과 성장 전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러시아 반란이 단기적으로 주말 헤드라인을 지배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거시적 요인이 위험 자산의 주요 동인으로 남을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세계 중앙은행들은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이 열리는 포르투갈에 모였습니다.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두 차례 연단에 서는데요. 28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가즈오 우에다 일본은행(BOJ) 총재 등과 토론합니다. 29일에도 스페인 중앙 총재와의 대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다만 지난 FOMC 기자회견이나 지난주 미 의회 청문회 발언과 비슷한 이야기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었죠.
오늘 기타 고피나스 IMF 부총재는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로 돌아가는 데 너무 오래 걸리고 있다. 이는 ECB를 포함한 중앙은행들이 성장 둔화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전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경제의 구조적 변화는 더 많은 물가 상승 위험을 초래할 것이며 중앙은행이 전략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BIS(국제결제은행)은 지난 주말 보고서에서 "최근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여정의 마지막 단계가 가장 힘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나타난 인플레이션 완화는 주로 공급망 회복과 원자재 가격 하락 때문으로 국한된 것이고, 앞으로 둔화 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얘기입니다. 그러면서 "금리는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주 꽤 주목을 받는 기업들이 실적을 내놓는데요. 카니발과 마이크론, 나이키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카니발은 오늘 2분기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매출(49억1000만 달러)은 추정치(47억7000만 달러)를 상회했고, 손실(-0.32달러)은 예상(-0.34달러)보다 적었습니다. 그러나 회사 측이 "연료를 제외한 조정된 비용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이번 분기에 13.5% 증가했다. 올해 비용이 기존 가이던스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히면서 주가는 7.59% 급락했습니다. 다만 카니발 측은 예약과 고객 예치금이 사상 최고 수준이며 티켓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여행 수요는 대단합니다. AAA가 조사한 7월 4일 독립기념일 연휴에 여행할 의사를 가진 미국인 수는 기록적입니다. 차로 50마일 이상 운전할 사람이 4300만 명으로 2019년보다 4% 증가했습니다. 비행기, 버스, 유람선, 기차를 이용한 여행까지 더하면 여행자 수는 5070만 명에 달할 것입니다. AAA의 폴라 트위들 부사장은 “독립기념일에 이렇게 많은 여행객이 몰린 적이 없다. 여행 관련 가격이 50%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여름 여행을 줄이지 않음을 의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은 계속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시장이 주목하는 것 중 하나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탕감 계획에 대한 대법원 판결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연 소득 12만5000달러(부부합산 25만 달러) 미만의 미국인에 대해 최대 2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탕감해주겠다고 발표했는데, 그게 위헌인지 합헌인지 결정하는 것이죠. 이 판결은 6월 말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로선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무효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연방정부는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부터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유예시켰는데요. 이 유예가 곧 끝납니다. 이달 초 공화당과 민주당이 부채한도 이슈에 합의하면서 학자금 대출 유예를 6월 30일부터 60일 후, 혹은 대법원의 학자금 탕감 판결부터 60일 후 없애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9월부터는 이자가 발생하고 10월부터는 다시 대출을 갚아야 하는데요. 제프리스에 따르면 대상자가 4500만 명이고, 한 달 평균 상환액이 393달러입니다. 10월부터 한 달에 180억 달러씩 소비 여력이 감소하는 것이죠. 제프리스는 "많은 가계가 소비지출을 줄이고 경제는 잠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학자금 절벽'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소비도 조금씩 냉각 조짐을 보입니다. 미국의 가계 부채는 신용카드 빚 급증으로 올 1분기 사상 최대인 17조 달러를 기록했지요.
이는 모건스탠리 설문조사에서 확인됩니다. 6월 16~19일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에서 연 소득 5만 달러 미만인 사람의 약 78%는 매달 학자금 상환을 할 수 없거나 지불을 위해 다른 분야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5만~9만9999달러 계층에서는 70%가, 10만 달러 이상 버는 사람들의 57%가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브라이언 하버 애널리스트는 "모든 소득 그룹의 대다수는 학자금 대출을 감당할 수 없거나 상환을 위해 다른 영역의 지출을 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⑴ 러시아 바그너 반란 사태
먼저 러시아에서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이 반란을 일으켰던 일인데요. 하루 만에 철군으로 사태가 대략 마무리되긴 했지만 지정학적 긴장을 높이는 일이었습니다.
UBS는 "반란은 푸틴 대통령의 권위에 대한 가장 중요한 도전 중 하나를 나타내지만, 이러한 사건이 현 단계에서 금융시장의 더 큰 그림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상황은 진정된 것처럼 보이고 현재로서는 시장 환경을 바꿀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일은 투자자들에게 예측 불가능한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올해 낮은 유가는 시장을 떠받치는 근본적 요인이었는데 만약 이런 사건이 이런 환경이 변한다면 부정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UBS는 "이런 배경에서 주식보다 우량 채권을 선호한다.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 안전자산 선호가 커져 채권이 주식을 능가할 가능성이 크다. 또 원자재를 지정학적 위험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일종의 헤지 수단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에서 지정학적 긴장을 높이는 일이 터지면 에너지 가격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것입니다. 바그너 반란 사태가 터진 뒤 일시적으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고 유가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안정세를 되찾았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30% 오른 배럴당 69.3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미국 주식에 관한 한 바그너그룹의 쿠테타 시도로 인한 극적 영향은 없어야 한다. 러시아 사태가 미국에 영향을 주는 경로는 주로 에너지 가격을 통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 주말 사건의 발전을 볼 때 유가나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을 이유는 없다.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 없이 에너지를 조달할 능력을 갖췄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직 이번 사태가 시장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완전히 드러난 게 아니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여파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평가할 것이다. 결정적 결론에 도달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습니다. BCA리서치는 우크라이나 휴전 가능성은 더 멀어졌고, 이는 세계 안정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는 (빼앗은 땅의) 정복을 합법화하기 위해 휴전이 필요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영토 회복을 위해 싸우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공격할 힘이 소진되어야만 휴전할 수 있다. 러시아의 내부 분열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고 이에 따라 휴전은 뒤로 밀릴 것이며, 지정학적 위험은 커지고 있다. 불리해진 러시아는 오일 쇼크, 대량 살상무기 사용, 나토와의 분쟁 등 부정적 꼬리 위험을 증가시키는 비합리적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는 상반기에 랠리를 펼친 글로벌 위험 자산에 위협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일이 터지자 암호화폐 거래가 늘어나고 가격이 오른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인들은 바그너가 반란을 일으키자 루블을 달러에 고정된 암호화폐로 교환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CCData에 따르면 루블화와 테더 간 거래액은 금요일 400만 달러에서 토요일 거의 1500만 달러로 급증했습니다. 테터는 가치를 미화 1달러에 고정한 암호화폐입니다.
⑵ 유럽의 침체 가능성
두 번째 요인은 독일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독일 기업들의 경기 판단을 보여주는 Ifo 기업환경지수는 5월 88.5로 집계되어 전월 91.5뿐 아니라 시장 예상치 90.5를 밑돌았습니다. 이 지수는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에 걸친 9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해서 결과를 내놓습니다. 독일은 제조업 강국으로 유로존 경제를 이끄는 나라인데요. 지난주 S&P글로벌이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41.0으로 크게 약화했었죠. ING는 "가장 주목받는 선행 지표인 Ifo 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더 정확하게는 붕괴했다. 예상보다 약한 중국 경제 재개, 다가오는 미국 경기 침체, 지속적 긴축 정책이 기업 정서를 짓누르고 있다. 이는 독일의 경제 반등이 실제로 시작되기도 전에 끝났음을 나타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은 안정세를 조금씩 되찾았습니다. 와그너 사태는 사실상 마무리됐고, 미국은 독일과 달리 경제가 잘 버티고 있으니까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오후 4시 10분께 1.7bp 내린 3.724%에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3bp 하락한 4.725%를 기록했습니다. 아침 한때 각각 3.680%, 4.694%까지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 폭 회복한 것이죠. 하지만 증시의 주요 지수는 그다지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장 후반으로 갈수록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다우는 0.04% 약보합세로 마감됐지만, S&P500 지수는 0.45%, 나스닥은 1.16%나 떨어졌습니다. 빅테크 등 기술주가 크게 내렸기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가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린 테슬라는 6.06% 하락했습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동차 가격이 인하될 것이고, 이에 따라 마진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목표가는 현 주가를 감안해 185달러에서 248달러로 올렸습니다. 엔디비아와 메타, 알파벳은 3% 이상 내렸고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도 1% 중후반 떨어졌습니다. 기술주 향방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엇갈립니다. ▶건강한 조정이라는 것입니다. 50파크인베스트먼트의 애덤 세한 CEO는 ”시장은 (최근 급등세를) 소화하는 상황에 있다. 올해 주로 대형 기술주와 나스닥100은 매우 큰 수익을 거뒀다. 작년에 나타난 것 같은 '폭포수 매도'만 피할 수 있다면 상당한 랠리 이후 주가 후퇴는 완전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차익시현이 나타나고 있지만, 적당히 진행된 뒤 다시 올라갈 것으로 보는 것이죠.
▶기술주 버블이 꺼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베런버그는 "기술주 랠리는 힘이 빠지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술주가 금리 하락으로 인한 지원 없이 어떻게 전체 시장을 능가했는지 주시한다. 새롭고 독립적 기술 사이클(예: AI)이 나타났다거나 거시적 상황과 단절되어 올랐다고는 하지만 기술주가 (금리에 민감한) 듀레이션이 긴 부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좀 고쳐져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베런버그는 "이론적으로 기술주는 금리 상당한 하락으로 이익을 얻겠지만 그렇게 되려면 급격한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가능성이 크다. 이는 주식 전반에 걸쳐 위험 회피 심리를 유발하고 기술주에 불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웰스파고는 "대형 기술주에 대한 집중 위험은 예외적으로 크고 장기적인 걱정거리"라면서 다시 한번 단기 하락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웰스파고의 크리스 하비 전략가는 1) 계절적으로 앞으로 거래량이 적어질 것이고 2) 메가캡 주식은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으며 3) 매파적 중앙은행과 더 높아질 기준금리에 대한 새로워진 걱정이 있다며 대형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I에 기반한 기술주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많습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시장 랠리의 폭이 좁은 건 월스트리트가 AI의 승자를 찾는 방식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시장은 AI 확대가 소수의 핵심 기술 회사의 손에 권력을 집중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들의 밸류에이션이 폭등했고 AI 관련주가 올해 들어 이제까지 지수 상승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기술주 급등이 그 주식들이 반드시 비싸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닷컴 버블 때 목격한 극단적 밸류에이션과 거리가 멀 뿐 아니라 2020년 주식 시장 반등 때 봤던 기술 부문의 높은 밸류에이션으로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이는 벌써 AI가 이미 일부 기업의 이익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주를 기점으로 S&P500 지수는 5주째, 나스닥은 8주째 상승세가 꺾이면서 상승 모멘텀이 약간 흔들리자 비관론자들의 공격도 집중됐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역풍이 순풍보다 훨씬 더 크고 조정 위험이 이보다 더 높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S&P500 지수는 단기적으로 하락할 위험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악화하는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너무 높은 컨센서스 기업 이익 기대치 ▲감소가 예상되는 은행 준비금(향후 6개월간 5000~8000억 달러 유동성 감소) ▲재정 정책의 감소 ▲좁은 폭 등 열악한 주식 시장의 기술적 지표 등을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는 올해 S&P500 지수가 3900에서 마감한 후 내년 2분기 4200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이캐피털의 아나스타샤 아모로소 전략가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무거워진 투자자 포지셔닝, 낙관적 투자자 정서에 대한 모든 주장에 공감한다. 밸류에이션이 너무 확장됐고 그래서 지난주 S&P500 지수가 1.5% 하락했고 반도체가 4.5% 하락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조금 더 깊은 하락의 시작일 수 있다. 콜옵션 매수가 늘어나면서(6월 엔비디아 AMD 인텔 콜옵션만 130만 개가 거래되어 신기록) 변동성이 낮아졌는데 이는 많은 투자자가 상당한 추격매수를 해왔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런 추격은 소진되기 시작했다. 또 점점 더 많은 투자자가 낙관적으로 되고 있다. 심지어 이코노미스트들조차 침체 확률을 낮추고 있다. 이런 상황은 더는 포지셔닝이 순풍이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밸류에이션도 빅테크뿐 아니라 반도체 등까지 많이 확장됐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가가 하락할 수 있지만, 일종의 촉매가 필요하다. 그동안은 그런 부정적 촉매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몇 가지 후보가 있다. 어닝시즌이 먼저다. 지난 1분기 어닝시즌에는 월가 기대치가 극적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2분기에는 그렇지 않다. 추정치는 2%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본다. 투자자들이 2분기 실적에 너무 낙관적이 아닌가 걱정된다. 또 모든 중앙은행이 매파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번 주 더 많은 매파적 발언을 듣게 될 것이다. 이는 시장을 5% 낮은 곳으로 데려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시장에 너무 오래 조정이 없었다며 밀린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즉 S&P500 지수 기준 3~5% 매도가 나타나지 않은 기간이 3개월, 거래일로는 73일이 지났는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00분위로 따져 85분위에 달할 정도로 드문 일이라는 것이죠. JP모건은 5% 조정이 가장 그럴듯한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랠리로 인해 차익 시현 매물이 나오고 있고 ▲시장을 움직일만한 거시경제 데이터가 당분간 없으며 ▲분기 말 리밸런싱으로 인한 주가 하락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2분기에 S&P500지수는 6%, 나스닥은 12%나 올랐지만 채권 시장의 하이일드 채권 등은 거의 오르지 않은 만큼 리밸런싱을 위한 주식 매물이 1500억 달러어치까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기업 자사주 매입이 중단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주까지 60%가 중단했고 내일까지는 85%가 중단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그러면서 블랙아웃 기간에 자사주 매입 규모가 30~3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것도 시장에는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S&P500 지수 목표치를 4500으로 높인 곳입니다. 데이비드 코스틴 전략가는 "S&P 500이 연말까지 3% 상승해 4500까지 오를 것이라는 기본 견해는 그대로지만 ▲좁은 시장 랠리 ▲높아진 밸류에이션 ▲확장된 투자자 포지셔닝은 하방 위험을 나타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만약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Fed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도록 만든다면 강력한 대차대조표, 낮은 변동성, 높은 자본이익률과 같은 '품질' 속성을 가진 주식이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엔비디아와 같은 기술주에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뜻이죠.
물론 강세론을 유지하는 곳도 많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만약 투자자들이 올해 '걱정의 벽'에 매수를 망설였다면 글로벌 주식의 14% 상승을 놓쳤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이 실제로 나아지고 있다는 다섯 가지 증거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① 인플레이션과 싸움은 최소한의 경제적 고통으로 많은 진전을 이루었다 ② 작년에 어려움을 겪었던 주택시장 등 경제 일부가 다시 가속화될 수 있다 ③ AI 혁명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며 기업 실적을 높일 수 있다 ④ 기업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⑤ 더이상 빅테크만 주도하는 시장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사태가 끝나고 투자자들은 다시 인플레이션과 성장 전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러시아 반란이 단기적으로 주말 헤드라인을 지배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거시적 요인이 위험 자산의 주요 동인으로 남을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세계 중앙은행들은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이 열리는 포르투갈에 모였습니다.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두 차례 연단에 서는데요. 28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가즈오 우에다 일본은행(BOJ) 총재 등과 토론합니다. 29일에도 스페인 중앙 총재와의 대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다만 지난 FOMC 기자회견이나 지난주 미 의회 청문회 발언과 비슷한 이야기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었죠.
오늘 기타 고피나스 IMF 부총재는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로 돌아가는 데 너무 오래 걸리고 있다. 이는 ECB를 포함한 중앙은행들이 성장 둔화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전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경제의 구조적 변화는 더 많은 물가 상승 위험을 초래할 것이며 중앙은행이 전략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BIS(국제결제은행)은 지난 주말 보고서에서 "최근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여정의 마지막 단계가 가장 힘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나타난 인플레이션 완화는 주로 공급망 회복과 원자재 가격 하락 때문으로 국한된 것이고, 앞으로 둔화 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얘기입니다. 그러면서 "금리는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주 꽤 주목을 받는 기업들이 실적을 내놓는데요. 카니발과 마이크론, 나이키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카니발은 오늘 2분기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매출(49억1000만 달러)은 추정치(47억7000만 달러)를 상회했고, 손실(-0.32달러)은 예상(-0.34달러)보다 적었습니다. 그러나 회사 측이 "연료를 제외한 조정된 비용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이번 분기에 13.5% 증가했다. 올해 비용이 기존 가이던스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히면서 주가는 7.59% 급락했습니다. 다만 카니발 측은 예약과 고객 예치금이 사상 최고 수준이며 티켓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여행 수요는 대단합니다. AAA가 조사한 7월 4일 독립기념일 연휴에 여행할 의사를 가진 미국인 수는 기록적입니다. 차로 50마일 이상 운전할 사람이 4300만 명으로 2019년보다 4% 증가했습니다. 비행기, 버스, 유람선, 기차를 이용한 여행까지 더하면 여행자 수는 5070만 명에 달할 것입니다. AAA의 폴라 트위들 부사장은 “독립기념일에 이렇게 많은 여행객이 몰린 적이 없다. 여행 관련 가격이 50%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여름 여행을 줄이지 않음을 의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은 계속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시장이 주목하는 것 중 하나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탕감 계획에 대한 대법원 판결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연 소득 12만5000달러(부부합산 25만 달러) 미만의 미국인에 대해 최대 2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탕감해주겠다고 발표했는데, 그게 위헌인지 합헌인지 결정하는 것이죠. 이 판결은 6월 말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로선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무효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연방정부는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부터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유예시켰는데요. 이 유예가 곧 끝납니다. 이달 초 공화당과 민주당이 부채한도 이슈에 합의하면서 학자금 대출 유예를 6월 30일부터 60일 후, 혹은 대법원의 학자금 탕감 판결부터 60일 후 없애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9월부터는 이자가 발생하고 10월부터는 다시 대출을 갚아야 하는데요. 제프리스에 따르면 대상자가 4500만 명이고, 한 달 평균 상환액이 393달러입니다. 10월부터 한 달에 180억 달러씩 소비 여력이 감소하는 것이죠. 제프리스는 "많은 가계가 소비지출을 줄이고 경제는 잠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학자금 절벽'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소비도 조금씩 냉각 조짐을 보입니다. 미국의 가계 부채는 신용카드 빚 급증으로 올 1분기 사상 최대인 17조 달러를 기록했지요.
이는 모건스탠리 설문조사에서 확인됩니다. 6월 16~19일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에서 연 소득 5만 달러 미만인 사람의 약 78%는 매달 학자금 상환을 할 수 없거나 지불을 위해 다른 분야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5만~9만9999달러 계층에서는 70%가, 10만 달러 이상 버는 사람들의 57%가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브라이언 하버 애널리스트는 "모든 소득 그룹의 대다수는 학자금 대출을 감당할 수 없거나 상환을 위해 다른 영역의 지출을 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