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발생한 반란 사태와 관련해 '실패할 운명'이라고 평가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은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밤 TV 연설에서 "이번 상황은 모든 협박과 혼란이 실패할 운명임을 보여줬다"고 전하면서, 반란을 이끌었던 이들을 "정의로 이끌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반란을 주도한 무장단체 바그너를 이끈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바그너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정규군과 함께 전투를 벌여온 민간 용병 부대다. 바그너는 '푸틴의 사병'으로 불렸지만, 지난 23일 러시아 국방부 수뇌부 축출을 주장하며 무장 반란을 일으켰고 하루 만인 24일 돌연 철수를 발표했다.

이후 프리고진은 11분 분량의 음성 메시지를 텔레그램에 올리며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국방부의 명령으로) 7월 1일에 해체하게 돼 있었다"면서 이에 반발하기 위해 무장 반란을 벌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지난 10일 바그너 그룹 전투원들을 포함한 모든 비정규군에 내달 1일까지 국방부와 공식적인 계약을 체결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프리고진이 반란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이후 그에 대한 모든 형사 고발은 취소됐고, 그는 벨라루스로 떠난다고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반란을 조직한 사람들이 "법정에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프리고진을 겨냥하며 "반란 주동자는 병사들이 서로를 죽이길 원했다"며 "이는 조국과 자신의 추종자들을 배신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더불어 "바그너 그룹의 지휘관과 병사 대부분이 러시아의 애국자임을 알고 있다"며 "그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우들에 맞서도록 반란에 이용당했다고"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바그너 군대 관련자들이 벨라루스로 떠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집에 가도 된다. 아니면 벨라루스로 가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극적으로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 대해서도 "어려운 상황을 해결한 데 대한 그의 기여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