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러시아 사태로 박스권 뚫고 상승할까 [원자재 포커스]
3년째 높은 시세 유지한 금값

러시아 전쟁 계기로 박스권 뚫을까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의 반란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 개월간 하락했던 금값이 다시 오름세를 타기 시작할지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7월물 금 선물 가격은 3.4달러, 약 0.18% 오른 온스(트로이온스)당 1922.5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지난 22일 1912.7달러로 3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소폭 반등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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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금값은 이듬해 2000달러선에 도달한 뒤 3년간 등락을 거듭해왔다. 2020년 8월 온스당 2010달러로 돌파한 후 1600~2000달러 선에서 오르락내리락했다. 지난해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하자 금값이 급락해 같은 해 10월 1639.6달러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금리가 너무 올라 신용 리스크 문제가 불거지고, 미국 은행위기까지 벌어지자 다시 반등했다. 지난해 각 국 중앙은행들은 1950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1079t의 금을 매입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은행 파산 이후인 지난 4월엔 금값이 온스당 2017달러 선까지 오른 후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값, 러시아 사태로 박스권 뚫고 상승할까 [원자재 포커스]
러시아발(發)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금값을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자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달러, 유로화, 파운드화로 표시된 3000억 달러 규모의 외화 자산을 동결했다"며 "이는 미 달러화를 보유한 많은 국가에 경종을 울려 각 국이 보유 자산을 다각화하고 금을 더 많이 사들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움직였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달 초 금 보유량 확대를 놓고 "2010년부터 최근까지의 평균이나, 금 가격이 급등한 2020년 이후 최근까지의 평균보다도 현재 금값이 높은 수준이라 향후 상승 여력이 불확실하다"며 "현시점에선 금 보유량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미국 달러화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