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오르자…중고 전기차 몸값 '뚝' 테슬라는 28%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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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전기차 중고시세 1년새 21% 하락
가솔린차는 2.9%·하이브리드 2.6% 그쳐
전기요금 따라 전기차 충전료도 인상 초읽기
"전기차 '싼 유지비' 장점 반감"…수요 위축
가솔린차는 2.9%·하이브리드 2.6% 그쳐
전기요금 따라 전기차 충전료도 인상 초읽기
"전기차 '싼 유지비' 장점 반감"…수요 위축
지난해 한때 신차보다도 비싸게 거래됐던 중고 전기차 몸값이 뚝 떨어졌다. 국내 중고 전기차 시세는 1년 사이 21% 급락해 가솔린차(-2.9%)나 하이브리드카(-2.6%)보다 일곱 배 넘게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신차 할인 확대에 더해 최근 들어 부각된 전기차 충전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덮친 여파로 풀이된다. 구입비가 비싼 대신 연료비가 싸다는 전기차의 강점이 퇴색되고 있어서다.
27일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업체인 케이카가 출시 12년 이내 중고차 740여개 모델의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이달 전기차 평균 중고가격은 1년 전(4616만원)보다 21% 하락한 3646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솔린차는 2728만원에서 2650만원으로 2.9%, 하이브리드카는 3192만원에서 3109만원으로 2.6% 떨어지는 데 그쳤다. 디젤차는 2277만원에서 1995만원으로 12.4% 내렸다. 전기차 모델별로 보면 테슬라 모델 X의 중고가 하락폭이 가장 컸다. 1억3291만원에서 9540만원으로 1년 새 28.2% 떨어졌다. 판매량 1위인 모델 3(5706만→4542만원)와 모델 Y(7867만→6280만원)도 각각 20.4%, 20.2%로 낙폭이 컸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4781만→3813만원)와 아우디 e-트론(8050만→6400만원)도 1년 만에 중고가가 20%씩 빠졌다. 국내 BMW 순수전기차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많은 iX3(6500만→5850만원)는 10%, 벤츠 EQC(6633→6142만원)는 7.4% 하락했다. 전기료 오르자 충전요금도 추가 인상 가시화
전기차는 배터리 수명과 충전 인프라에 대한 우려 때문에 본디 중고 가격 방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고 전기차에 웃돈까지 붙어 거래됐던 작년은 이례적으로 꼽힌다.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18개월에 이를 만큼 길었던 데다, 전기차 보조금 경쟁도 치열했던 탓이다.
작년 말부터 할부 금리가 치솟고 출고 지연도 어느 정도 풀리면서 중고차 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세에 들어섰다. 테슬라 폴스타 BMW 등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신차 가격을 인하하고 할인 프로모션을 늘리고 있는 점도 중고차 값을 끌어내리는 요소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최근 전기차 중고값은 유독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게 업계 얘기다.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중고 시세 하락 속도를 보면 올 초 대비 두 배 수준"이라며 "전기차 수요가 전반적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전기차 충전요금 추가 인상에 대한 우려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이 지난달 16일부터 전기요금을 ㎾h당 8원 올리면서 전기차 충전료도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공공 전기차 충전사업자이기도 한 한전은 이미 전기요금 인상과 동시에 100㎾ 미만 아파트용 전기차 충전요금도 ㎾h당 8.8원 인상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급속 충전기를 운영 중인 환경부도 전기차 충전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원가 상승'의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전기차 충전요금이 낮은 편이라는 점도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쪽의 의견이다. 공공 충전사업자의 충전료 인상은 민간 사업자의 줄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 충전요금은 지난해 9월 특례 할인 종료와 함께 이미 한 차례 일제히 인상됐다. 현재 50㎾ 급속충전기에서 전기차 충전요금은 ㎾h당 324.4원, 100㎾ 이상의 급속충전기에선 347.2원이다. 2020년 ㎾h당 173.6원에서 꾸준히 올랐다.
박상일 케이카 PM팀장은 "전기차는 내연차량보다 출고가가 높은 대신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부각됐었지만 충전요금 인상 우려에 소비자 부담감이 커졌다"며 "반면 유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전기차 시세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작년 말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신차 할인 확대에 더해 최근 들어 부각된 전기차 충전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덮친 여파로 풀이된다. 구입비가 비싼 대신 연료비가 싸다는 전기차의 강점이 퇴색되고 있어서다.
27일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업체인 케이카가 출시 12년 이내 중고차 740여개 모델의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이달 전기차 평균 중고가격은 1년 전(4616만원)보다 21% 하락한 3646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솔린차는 2728만원에서 2650만원으로 2.9%, 하이브리드카는 3192만원에서 3109만원으로 2.6% 떨어지는 데 그쳤다. 디젤차는 2277만원에서 1995만원으로 12.4% 내렸다. 전기차 모델별로 보면 테슬라 모델 X의 중고가 하락폭이 가장 컸다. 1억3291만원에서 9540만원으로 1년 새 28.2% 떨어졌다. 판매량 1위인 모델 3(5706만→4542만원)와 모델 Y(7867만→6280만원)도 각각 20.4%, 20.2%로 낙폭이 컸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4781만→3813만원)와 아우디 e-트론(8050만→6400만원)도 1년 만에 중고가가 20%씩 빠졌다. 국내 BMW 순수전기차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많은 iX3(6500만→5850만원)는 10%, 벤츠 EQC(6633→6142만원)는 7.4% 하락했다.
전기료 오르자 충전요금도 추가 인상 가시화
"전기차 경제성 점점 떨어져"
전기차는 배터리 수명과 충전 인프라에 대한 우려 때문에 본디 중고 가격 방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고 전기차에 웃돈까지 붙어 거래됐던 작년은 이례적으로 꼽힌다.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18개월에 이를 만큼 길었던 데다, 전기차 보조금 경쟁도 치열했던 탓이다.작년 말부터 할부 금리가 치솟고 출고 지연도 어느 정도 풀리면서 중고차 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세에 들어섰다. 테슬라 폴스타 BMW 등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신차 가격을 인하하고 할인 프로모션을 늘리고 있는 점도 중고차 값을 끌어내리는 요소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최근 전기차 중고값은 유독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게 업계 얘기다.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중고 시세 하락 속도를 보면 올 초 대비 두 배 수준"이라며 "전기차 수요가 전반적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전기차 충전요금 추가 인상에 대한 우려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이 지난달 16일부터 전기요금을 ㎾h당 8원 올리면서 전기차 충전료도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공공 전기차 충전사업자이기도 한 한전은 이미 전기요금 인상과 동시에 100㎾ 미만 아파트용 전기차 충전요금도 ㎾h당 8.8원 인상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급속 충전기를 운영 중인 환경부도 전기차 충전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원가 상승'의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전기차 충전요금이 낮은 편이라는 점도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쪽의 의견이다. 공공 충전사업자의 충전료 인상은 민간 사업자의 줄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 충전요금은 지난해 9월 특례 할인 종료와 함께 이미 한 차례 일제히 인상됐다. 현재 50㎾ 급속충전기에서 전기차 충전요금은 ㎾h당 324.4원, 100㎾ 이상의 급속충전기에선 347.2원이다. 2020년 ㎾h당 173.6원에서 꾸준히 올랐다.
박상일 케이카 PM팀장은 "전기차는 내연차량보다 출고가가 높은 대신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부각됐었지만 충전요금 인상 우려에 소비자 부담감이 커졌다"며 "반면 유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전기차 시세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