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넘나드는 '팔순 액션'…"전설은 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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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존스5' 28일 개봉
해리슨 포드, 시리즈 완결편 열연
해리슨 포드, 시리즈 완결편 열연
할리우드엔 적잖은 나이에도 위험천만한 액션을 소화하는 ‘베테랑 배우’가 많다. 환갑이 된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7’에서 오토바이와 함께 절벽에서 떨어졌고, 70대인 마이클 키튼은 최근 개봉한 ‘플래시’에서 원조 배트맨다운 화려한 비행 장면을 선보였다.
하지만 둘 다 해리슨 포드(81)만큼은 아니었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 액션 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으니 말이다. 땅 위에선 말을 타고 뉴욕 도심을 질주했고, 바닷속에선 난파선을 찾기 위해 물살을 갈랐다. 시칠리아 상공에선 비행기 문짝 밖으로 악당들을 헤치우는 고난도 액션도 선보였다. 말 그대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액션의 향연이다.
블록버스터 액션의 대명사인 ‘인디아나 존스’가 돌아왔다. 1981년 첫 개봉한 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완결편이다. 제목은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1~4편을 연출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뒤를 이어 이번 편의 감독을 맡은 제임스 맨골드의 어깨는 무거웠다. 42년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작품인 데다 전작인 ‘인디아나 존스 4: 크리스탈 해골 왕국’이 흥행에 실패해서다.
옛 영웅의 화려한 귀환을 알리기 위해 그가 택한 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나이듦’이었다. 영화 배경은 1969년. 카리스마와 여유로움이 넘치던 ‘꽃중년’ 존스는 어느새 정년퇴직을 앞둔 고지식한 교수가 됐다. 머리는 하얗게 셌고, 얼굴엔 주름이 한가득이다. 미국의 달 탐사 성공 소식에 도시 전체가 들떴지만, 존스는 아무도 관심 없는 옛 유물에만 파묻혀 있다. 그렇다. 존스도 나이를 먹은 것이다.
이렇게 한물간 인물처럼 여겨지던 존스 앞에 옛 친구의 딸인 헬레나 쇼(피비 월러브리지 분)가 나타난다. 아르키메데스가 만든 전설의 다이얼인 ‘안티키테라’를 찾자면서. “난 이제 늙었다”며 고개를 가로젓던 존스는 헬레나가 위험에 빠지자 인디아나 존스의 상징인 중절모와 채찍을 들고 나선다.
노년의 존스는 안티키테라와 헬레나를 구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다. “감독이 안전을 우려해 액션을 하지 못하게 할 땐 진짜 화가 났다”던 포드는 액션 대부분을 직접 소화했다. 영화 초반에 달리는 기차 위에서 악당과 거침없이 싸우는 젊은 시절의 존스도 포드가 연기한 뒤 컴퓨터그래픽(CG)으로 얼굴을 교체한 것이다.
153분의 긴 러닝타임이지만, 존스의 활약이 뻔하고 지루하지 않게 느껴진 이유다. ‘빰바밤빰 빠바밤~’ 하는 익숙한 테마곡과 함께 채찍을 휘두르는 존스의 모습은 익숙함과 추억을, 키 작은 꼬마였던 헬레나가 어느새 훌쩍 자라 존스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장면은 신선함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40년 넘게 존스와 함께 나이를 먹은 팬들에게 보내는 선물이기도 하다. “사막과 바다, 그 속에서 깨어났을 때 느낀 설렘이 그립다”는 옛 친구의 외침부터 “당신, 드디어 돌아온 거야?”란 아내의 물음까지. 영화 곳곳에서 등장하는 대사들은 존스처럼 머리가 희끗희끗해지고, 인생의 마지막 장을 살고 있는 것 같은 사람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건네준다.
“당신 전성기가 끝났다고? 그럴 리가 없지. 전설은 절대 죽지 않거든.”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하지만 둘 다 해리슨 포드(81)만큼은 아니었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 액션 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으니 말이다. 땅 위에선 말을 타고 뉴욕 도심을 질주했고, 바닷속에선 난파선을 찾기 위해 물살을 갈랐다. 시칠리아 상공에선 비행기 문짝 밖으로 악당들을 헤치우는 고난도 액션도 선보였다. 말 그대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액션의 향연이다.
블록버스터 액션의 대명사인 ‘인디아나 존스’가 돌아왔다. 1981년 첫 개봉한 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완결편이다. 제목은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1~4편을 연출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뒤를 이어 이번 편의 감독을 맡은 제임스 맨골드의 어깨는 무거웠다. 42년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작품인 데다 전작인 ‘인디아나 존스 4: 크리스탈 해골 왕국’이 흥행에 실패해서다.
옛 영웅의 화려한 귀환을 알리기 위해 그가 택한 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나이듦’이었다. 영화 배경은 1969년. 카리스마와 여유로움이 넘치던 ‘꽃중년’ 존스는 어느새 정년퇴직을 앞둔 고지식한 교수가 됐다. 머리는 하얗게 셌고, 얼굴엔 주름이 한가득이다. 미국의 달 탐사 성공 소식에 도시 전체가 들떴지만, 존스는 아무도 관심 없는 옛 유물에만 파묻혀 있다. 그렇다. 존스도 나이를 먹은 것이다.
이렇게 한물간 인물처럼 여겨지던 존스 앞에 옛 친구의 딸인 헬레나 쇼(피비 월러브리지 분)가 나타난다. 아르키메데스가 만든 전설의 다이얼인 ‘안티키테라’를 찾자면서. “난 이제 늙었다”며 고개를 가로젓던 존스는 헬레나가 위험에 빠지자 인디아나 존스의 상징인 중절모와 채찍을 들고 나선다.
노년의 존스는 안티키테라와 헬레나를 구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다. “감독이 안전을 우려해 액션을 하지 못하게 할 땐 진짜 화가 났다”던 포드는 액션 대부분을 직접 소화했다. 영화 초반에 달리는 기차 위에서 악당과 거침없이 싸우는 젊은 시절의 존스도 포드가 연기한 뒤 컴퓨터그래픽(CG)으로 얼굴을 교체한 것이다.
153분의 긴 러닝타임이지만, 존스의 활약이 뻔하고 지루하지 않게 느껴진 이유다. ‘빰바밤빰 빠바밤~’ 하는 익숙한 테마곡과 함께 채찍을 휘두르는 존스의 모습은 익숙함과 추억을, 키 작은 꼬마였던 헬레나가 어느새 훌쩍 자라 존스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장면은 신선함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40년 넘게 존스와 함께 나이를 먹은 팬들에게 보내는 선물이기도 하다. “사막과 바다, 그 속에서 깨어났을 때 느낀 설렘이 그립다”는 옛 친구의 외침부터 “당신, 드디어 돌아온 거야?”란 아내의 물음까지. 영화 곳곳에서 등장하는 대사들은 존스처럼 머리가 희끗희끗해지고, 인생의 마지막 장을 살고 있는 것 같은 사람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건네준다.
“당신 전성기가 끝났다고? 그럴 리가 없지. 전설은 절대 죽지 않거든.”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