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26일 도쿄 K뷰티 행사에서 국내 뷰티브랜드 런드리유가 만든 칫솔 형태 모공 브러시를 사용해 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26일 도쿄 K뷰티 행사에서 국내 뷰티브랜드 런드리유가 만든 칫솔 형태 모공 브러시를 사용해 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6년 전 처음 일본에 진출했을 때 전단을 돌려가며 K뷰티를 알렸는데, 지금은 2만8000개 소매점에 입점했습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최철호 브이티지엠피 부사장)

한국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이 일본에서 위상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27일 KOTRA 도쿄무역관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화장품 수입 금액은 약 3조1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한국 화장품 수입 비중이 23.4%(7254억원)를 차지한다. 특히 과거에는 설화수(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 제품 선호도가 높았다면 최근에는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트렌디한 중소 화장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이 도쿄에서 주최한 ‘K-뷰티 일본 진출기업 간담회’에서는 7개 중소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가 참석해 생생한 일본 시장 공략기를 소개했다. 올 상반기 일본 최대 온라인 패션플랫폼 조조타운에서 ‘베스트 어워드’에 뽑힌 브이티지엠피(브랜드 ‘브이티코스메틱’ ‘리들샷’)의 최철호 부사장은 “굉장히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와 K뷰티 브랜드를 취급하지 않는 오프라인을 뚫기 위해 어렵게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비건’(동물성 요소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 등 최신 트렌드로 일본 소비자를 파고드는 업체도 눈길을 끌었다. 일본향 플랫폼 ‘누구’를 운영하는 메디쿼터스와 트러플 미스트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달바’의 비모뉴먼트 등은 비건 제품을 내세워 ‘착한 소비’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아이패밀리SC의 색조 브랜드 ‘롬앤’은 18~24세 ‘코스메틱 덕후(코스메 오타쿠)’만을 겨냥해 브랜드 팬덤을 구축해 아시아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시장 진입을 넘어 안정적인 사업을 위한 지원 요청도 잇달았다. 반성연 달바 대표는 “일본 인플루언서를 초청하는 등 브랜드 제품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는 행사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서울시와 SBA는 이날 이베이재팬에 ‘서울기획관’ 페이지를 만들어 트렌디한 K뷰티 제품을 소비자들이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이베이재팬과 체결했다.

도쿄=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