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당치킨’을 선보이며 ‘반값 치킨’ 열풍을 주도했던 홈플러스가 개당 가격을 2000원대로 낮춘 햄버거 ‘당당버거’를 출시한다. 프랜차이즈 버거의 반값 수준에 제품을 판매해 고물가에 지친 젊은 층을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29일부터 당당치킨 후속으로 ‘당당 순살치킨 트윈버거’(2입)와 ‘당당 후라이드 순살치킨’을 내놓고 각각 4990원(개당 2495원), 7990원에 판매한다. 개당 3600~8400원인 주요 프랜차이즈 버거 단품과 비교하면 당당버거는 최대 3분의 1 가격도 안 되는 셈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물가로 대형마트 델리(즉석식품) 코너를 즐겨 찾는 고객들을 위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메뉴를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1분기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4.8~9.1% 인상했다. 일부 수제버거 프랜차이즈는 단품 가격이 2만원을 훌쩍 넘는다.

프랜차이즈 버거 업체들도 재료비 급등 탓에 고전하는 마당에 홈플러스가 30~50% 저렴한 가격에 버거와 치킨을 팔 수 있는 비결은 구매력에서 나온다는 게 유통업계의 시각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주요 재료를 대량 매입해 단가를 낮춘 데다 프랜차이즈 가맹 비용이 들지 않는 단순한 유통 구조 덕분”이라고 말했다.

1차 가공된 냉동 닭고기 패티를 쓰는 프랜차이즈 버거 업체들과 달리 당당버거는 냉장육을 원물 상태로 대량 사들여 단가를 대폭 낮췄다. 프랜차이즈 버거 가맹점의 비용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개별 광고비, 본사 로열티 등이 없는 것도 당당치킨이 저렴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이유다. 홈플러스 측은 “양상추, 토마토 등 버거에 들어가는 과채를 최소화한 것도 판매가를 낮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선 최근 잇달아 가격을 올린 프랜차이즈 버거에 대한 반발 심리로 반값 버거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프랜차이즈 버거와 치킨은 추가 배달료까지 받고 있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비용은 훨씬 더 크다. 홈플러스가 작년 6월 말 한 마리 6990원에 내놓은 당당치킨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400만 개를 넘어섰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축적해 온 고객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이번 신제품 출시 시기를 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당당치킨이 외식과 모임이 많은 7~8월 복날과 10월 연휴 기간, 12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매출이 급증한 것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