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 13년 만에 백기 든 라면…빵도 가격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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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업계 13년 만에 가격 인하
농심 신라면 새우깡 가격 인하 결정
삼양식품 삼양라면 등 12종 평균 4.7% 인하
소주·라면 다음 순번에 업계 '촉각'
농심 신라면 새우깡 가격 인하 결정
삼양식품 삼양라면 등 12종 평균 4.7% 인하
소주·라면 다음 순번에 업계 '촉각'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라면업계가 결국 백기를 들고 13년 만에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 정부가 제분업계를 압박해 소맥분 가격이 인하되자 라면기업도 이를 반영하는 수순이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단체에서 제빵업계를 정조준해 인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이명박(MB) 정부 시절에도 라면을 시작으로 업계 전반에 가격 인하 움직임이 나타난 바 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다음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삼양라면(5입 멀티 제품) 판매가격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 인하된다. 짜짜로니(4입 멀티 제품)의 경우 3600원에서 3430원으로 5%, 열무비빔면(4입 멀티 제품)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 인하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삼양라면 등 오랜 기간 사랑받은 제품을 포함해 12종 품목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농심은 다음달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매점에서 현재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이 신라면 가격을 인하한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라면기업들은 과거 이명박(MB) 정부 시절 가격을 인하한 전례가 있다. 새우깡 가격 인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제분사의 소맥분 가격 인하로 인한 조치다. 라면업계가 제분업계의 밀가루 공급 가격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자 정부는 지난 26일 밀가루 가격 인하를 제분업계에 요구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제분협회 회원사와 간담회를 열고 국제 밀 가격 인하에 따라 국내 밀가루 가격을 조정해줄 것을 업계에 공식 요청했다. 이에 제분업계는 다음달 가격 인하에 나서기로 했다.
농심은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은 오는 7월부터 5.0% 인하될 예정"이라며 "농심이 얻게 되는 비용절감액은 연간 약 80억원 수준이고, 이번 가격 인하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농심의 이번 결정은 지속적인 원가부담 상황속에서도 소맥분 가격 인하로 얻게 될 농심의 이익증가분 그 이상을 소비자에게 환원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오뚜기, 팔도 역시 라면 제품 가격 인하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했다. 다만 구체적 인하폭은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7월 중으로 라면 주요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인하율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라면기업들의 가격 인하 결정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을 정조준해 인하를 권고한 후 채 2주일도 되지 않아 벌어졌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라면 가격과 관련해 "지난해 9∼10월 (기업들이 라면 가격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면서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제 밀(SRW·적색연질밀) 가격은 이달 t당 232달러85센트로 지난해 6월보다 37.3% 떨어졌다.
업계에선 제분업계가 소맥분 가격을 인하한 만큼 다음 타자로 양산빵이 지목되고 있다. 실제 소비자단체에서는 SPC삼립 등 제빵업계를 정조준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SPC삼립이 올해 2월 약 50여 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12.9% 인상했다. 지난해부터 누적 24.3% 오른 가격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SPC삼립의 최근 실적을 근거로 들어 가격 인하 필요성을 피력했다. 협의회는 "가격 인상 이후인 올해 1분기 매출이 14.5% 늘었고, 영업이익은 9.5% 증가했다. 가격이 올라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SPC삼립 등 양산빵 기업도 내부적으로 가격 인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양산빵에 이은 다음 타자는 사실상 가격 인상을 앞둔 유제품 업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우유 원유(原乳) 가격을 정하기 위한 협상이 시작된 상황에서 우유가 들어가는 식품 물가가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제품 업계는 원유 가격이 오르는 수순인 만큼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커피원두와 대두유 시세 하락 등을 감안해 커피 전문점, 치킨 프랜차이즈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치킨, 커피, 버거 프랜차이즈 관계자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가격 인상 동향을 점검한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신라면 이어 삼양라면도 가격 내린다…오뚜기도 '인하 가닥'
27일 국내 라면 시장 1위 농심에 이어 삼양식품이 라면 가격 인하를 공식 발표했다.삼양식품은 다음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삼양라면(5입 멀티 제품) 판매가격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 인하된다. 짜짜로니(4입 멀티 제품)의 경우 3600원에서 3430원으로 5%, 열무비빔면(4입 멀티 제품)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 인하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삼양라면 등 오랜 기간 사랑받은 제품을 포함해 12종 품목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농심은 다음달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매점에서 현재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이 신라면 가격을 인하한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라면기업들은 과거 이명박(MB) 정부 시절 가격을 인하한 전례가 있다. 새우깡 가격 인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제분사의 소맥분 가격 인하로 인한 조치다. 라면업계가 제분업계의 밀가루 공급 가격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자 정부는 지난 26일 밀가루 가격 인하를 제분업계에 요구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제분협회 회원사와 간담회를 열고 국제 밀 가격 인하에 따라 국내 밀가루 가격을 조정해줄 것을 업계에 공식 요청했다. 이에 제분업계는 다음달 가격 인하에 나서기로 했다.
농심은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은 오는 7월부터 5.0% 인하될 예정"이라며 "농심이 얻게 되는 비용절감액은 연간 약 80억원 수준이고, 이번 가격 인하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농심의 이번 결정은 지속적인 원가부담 상황속에서도 소맥분 가격 인하로 얻게 될 농심의 이익증가분 그 이상을 소비자에게 환원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오뚜기, 팔도 역시 라면 제품 가격 인하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했다. 다만 구체적 인하폭은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7월 중으로 라면 주요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인하율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라면기업들의 가격 인하 결정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을 정조준해 인하를 권고한 후 채 2주일도 되지 않아 벌어졌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라면 가격과 관련해 "지난해 9∼10월 (기업들이 라면 가격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면서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제 밀(SRW·적색연질밀) 가격은 이달 t당 232달러85센트로 지난해 6월보다 37.3% 떨어졌다.
양산빵도 가격 내릴까…식품업계 '촉각'
식품업계에서는 정부가 그동안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건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가격 인하 주문이 현실화되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MB 정부 시절 라면을 시작으로 식품 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유사한 흐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업계에선 제분업계가 소맥분 가격을 인하한 만큼 다음 타자로 양산빵이 지목되고 있다. 실제 소비자단체에서는 SPC삼립 등 제빵업계를 정조준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SPC삼립이 올해 2월 약 50여 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12.9% 인상했다. 지난해부터 누적 24.3% 오른 가격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SPC삼립의 최근 실적을 근거로 들어 가격 인하 필요성을 피력했다. 협의회는 "가격 인상 이후인 올해 1분기 매출이 14.5% 늘었고, 영업이익은 9.5% 증가했다. 가격이 올라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SPC삼립 등 양산빵 기업도 내부적으로 가격 인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양산빵에 이은 다음 타자는 사실상 가격 인상을 앞둔 유제품 업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우유 원유(原乳) 가격을 정하기 위한 협상이 시작된 상황에서 우유가 들어가는 식품 물가가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제품 업계는 원유 가격이 오르는 수순인 만큼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커피원두와 대두유 시세 하락 등을 감안해 커피 전문점, 치킨 프랜차이즈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치킨, 커피, 버거 프랜차이즈 관계자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가격 인상 동향을 점검한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