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주행 상황과 이용 목적에 따라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종이처럼 돌돌 말렸다가 펴지는 방식이다. 화면이 조금만 나올 때는 18인치, 완전히 폈을 땐 30인치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주행 상황과 이용 목적에 따라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종이처럼 돌돌 말렸다가 펴지는 방식이다. 화면이 조금만 나올 때는 18인치, 완전히 폈을 땐 30인치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이르면 3년 내에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가 발표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 톱100’ 순위에서 5위(배터리 업체 제외)에 처음 올라선 데 이어 차세대 전장 기술 확보를 통해 성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 "롤러블 디스플레이로 완성차 공략 속도"
최진영 현대모비스 인포디스플레이섹터장은 지난 26일 경기 용인시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2023 미디어 테크데이’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이르면 3년 안에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차량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위아래로 돌돌 말리는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예상 출시 시점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되는 인포디스플레이를 맞춤형으로 제작해 공급한다. 고객사가 요구한 스펙에 따라 국내외 디스플레이 제조사에 패널을 공급받고 여기에 각종 핵심 솔루션을 접목해 완성한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행사에서 차량용 인포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기술력을 앞세워 승부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4인치 스위블(가변형) 디스플레이와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두 제품은 운전 상황에 맞춰 크기를 변형하는 것이 특징이다. 운전 시에는 화면 크기가 작은 내비게이션 모드로, 자율주행이나 주차 시엔 대형 화면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대화면으로 바뀌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연구개발(R&D)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년간 R&D에만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 결과 독자 기술로 홀로그램 AR(증강현실)-HUD(헤드업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결실을 보기도 했다. 운전 때 도로를 보면서도 길 안내, 차선 변경 등 다양한 정보가 AR로 구현되는 방식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차량 부품사로서의 입지가 인포디스플레이 사업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더 긴밀한 협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회사는 최대 경쟁사인 일본 아이신을 제치고 독일 보쉬, 일본 덴소, 독일 ZF, 캐나다 마그나에 이어 5위 글로벌 부품사(배터리 업체 제외)에 올랐다.

인포디스플레이는 향후 현대모비스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회사가 정한 올해 전장 분야 해외 수주 목표는 18억3000만달러(약 2조3800억원)다. 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장은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하면 인포디스플레이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량에서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