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사가 조건부로 올해 임금을 4.5% 인상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면 인상분을 지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전날 임금교섭에서 이 같은 내용에 잠정 합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임금 인상률은 총 4.5%로 정하되,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바뀌는 시점에 올해 1월부터의 인상분을 소급해 지급하기로 했다. 만약 올해를 넘겨 내년에서야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가 나면 올해는 임금이 인상되지 않는다. 대신 올해 인상분을 내년 흑자 전환 시점에 소급 적용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약 3조4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측은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건비를 줄이길 원했지만, 노조는 작년보다 임금을 올려줄 것을 제안했다. 노사 간 이견이 있었음에도 교섭을 시작한 지 1개월도 지나지 않아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구성원의 실리를 위한 SK하이닉스 노조의 전략적인 판단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서도 구성원의 자부심을 지켜내야 하는 회사의 고민이 맞물려 나온 ‘윈윈’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차세대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53%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3%포인트 상승한 최대 점유율이다. 삼성전자(38%) 마이크론(9%)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2023~2025년 시장 규모가 연평균 40~45%씩 불어날 것으로 봤다. 최근 챗GPT 등 생성형 AI(인공지능) 시장이 커지면서 고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HBM이 주목받고 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