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중국 총리가 미국을 겨냥해 대(對)중국 ‘디리스킹’(위험 제거) 전략이 세계 경제 회복을 저해할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경제관찰망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27일 중국 톈진에서 개막한 하계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다보스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현재 서방에서 일부 인사가 말하는 이른바 디리스킹은 하나의 거짓 명제”라며 “경제·산업 리스크는 기업이 가장 민감하게 감지하고 판단 및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 총리는 이어 “정부와 관련 조직이 나선다고 (리스크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더욱이 (정부가) 디리스킹을 확대하고, 정치화하고, 이데올로기화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전날엔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만나 “디리스킹은 WTO가 제창하는 자유무역과 비차별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글로벌 산업망·공급망 안전과 안정을 교란해 세계 경제 회복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은 최근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위협을 논할 때 쓰는 표현을 ‘디커플링’(탈동조화)에서 ‘디리스킹’으로 바꾸고 있다. 중국과 경제를 완전히 분리할 수 없는 만큼 중국이 가진 위협적인 측면을 강조하려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한편 리 총리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내수 잠재력을 확대하고 시장 활력을 활성화하는 등 더 많은 실용적인 조치를 내놓을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