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연계 문항도 배배 꼬여…나이스 오류, 송구스럽게 생각"
총리실의 평가원 복무감사 마무리 단계…사교육·출제위원 유착 의혹 16건 신고
이주호 "6월 모평, 난이도 아닌 공정성 문제…학생들에게 송구"(종합)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6월 모의평가는) 난이도가 아니라 공정성의 문제"라며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출제하지 말라고 했는데, 배제한 노력을 찾아볼 수 없어서 문제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3월뿐 아니라 대통령께서 상당히 여러 차례 수능 공정성을 강조했다"며 "이 문제의 핵심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제대로 실천을 못 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 수능'을 지시한 시점을 명확히 밝히라는 질의에 이 부총리는 "3월 8일과 22일"이라면서도 구두 지시였던 터라 별도의 기록은 남기지 않았다고 답했다.

앞서 교육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어 비문학 문제를 직접 언급하면서 지적한 '공교육 밖 출제 배제' 지시를 6월 모의평가에서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입 담당 국장을 사실상 경질했다.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감사 방침도 밝혔다.

감사 소식이 알려지자 이규민 평가원장은 6월 모의평가 관련 책임을 느낀다며 자진해서 사퇴했다.

구체적인 킬러 문항의 예시를 들어달라는 요구가 커지자 교육부는 전날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하며 이번 모의평가에서 국어 2개, 수학 3개, 영어 2개 등 7개 문항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기 힘든 킬러 문항이라고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국어 영역은 예상과 달리 평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킬러 문항은) 정답률로만 볼 수 없다"며 "(수능) 150일을 남겨두고 올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송구스럽게 생각하지만 그래서 핀셋으로 (킬러 문항을) 제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이전 수능에서 공교육 밖에서 출제한 내용은 없었다고 밝힌 점에 비춰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입장 변화를 했다기보다는 (공정 수능)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현실을 우리가 확인하고 원칙을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전날 선정한 킬러 문항 가운데 EBS 교재 연계 문항도 포함돼 있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에는 "EBS 연계가 돼 있지만 답안을 요구하는 과정이 배배 꼬아져 있다"며 공교육 밖 문항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국무총리실 주도의 평가원 복무 감사는 마무리 단계로, 9월 모의평가나 본 수능 출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평가원장 선임, 평가원 감사 등을) 최대한 빨리 수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22일 오후 2시부터 개설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에 전날 저녁까지 85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사교육업체와 수능 출제자 유착 의혹이 16건, 교재 끼워팔기와 강요 구매 9건, 허위·과장 광고 19건 등으로 분류됐다.

최근 개통한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오류와 관련해 이 부총리는 "학교 현장에 혼란과 불편함을 끼친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선생님들의 수고에 감사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