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창호 생산현장에서 창호전문 엔지니어가 알루미늄 시스템 도어를 조립하고 있다.  /이건홀딩스 제공
이건창호 생산현장에서 창호전문 엔지니어가 알루미늄 시스템 도어를 조립하고 있다. /이건홀딩스 제공
28일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이건창호 생산 공장. 1만8200㎡ 넓이의 내부 가장 깊숙한 곳에는 배치타입진공챔버 5대가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체임버 안은 4개 층으로 구성됐다. 가로 2000㎝, 세로 2400㎝ 크기의 유리 두 장은 각 층에 들어가 400℃ 이상 고온에서 7시간을 견뎌낸다. 이후 바깥으로 나오면 유리 2장 사이에 0.25㎜의 진공 층이 형성된다. 여기에 유리를 하나 더 얹는 합착 공정을 마치고 탄생한 제품이 두께 27.25㎜의 이건창호 ‘슈퍼 진공유리’다.

이 제품은 2018년 진공유리로는 세계 최초로 독일 패시브 하우스 인증을 받았다. 최규환 이건창호 대표는 “아파트 벽체 26㎝와 맞먹는 단열 성능을 자랑해 단편 유리 대비 93% 에너지를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최근 건축물에는 유리 사용 면적이 커지는데 소음까지 잡을 수 있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고급창호 시장을 겨냥한 만큼 이건창호는 전문 엔지니어들이 진공도를 수시로 점검한다. 공장 정중앙에는 ‘명품’ 창호를 만들겠다는 각오와 안전을 중시하는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과 함께 개별 직원 얼굴이 인화돼 있었다.

1988년 출범한 이건창호는 국내 창호 시장에 ‘독일식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를 최초 도입한 기업이다. 인천공항뿐 아니라 카타르국립박물관, 나인원한남 등 국내외 주택 및 산업용 건축물에 들어가 있다. 인천 생산공장은 100% 주문생산이다.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를 비롯해 목창호, PVC창호, 커튼월, 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BIPV) 등을 모두 생산하는 곳이다. 연간 15만세트를 이곳에서 생산한다. 최 대표는 “창호 특성상 대형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에 주로 공급한다”며 “한남동, 강남 재개발 등 고급주택 시장이 주요 타깃”이라고 소개했다.

50주년 맞은 이건산업, 합판, 마루 국내 탑

이건산업 생산현장에서 규격에 맞춰 가공된 합판이 쌓여있다.  /이건홀딩스 제공
이건산업 생산현장에서 규격에 맞춰 가공된 합판이 쌓여있다. /이건홀딩스 제공
이건창호 공장에서 약 600m 떨어진 곳에는 창립 50주년을 맞은 이건산업 생산공장이 있다.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 1996년부터 조림지를 확보한 이건산업은 원자재를 국내로 이송해 인천공장에서 합판과 마루를 생산한다. 조림지 면적은 2만5000핵타르, 여의도의 90배 면적이다.
합판 생산시설 대부분은 남미 칠레로 이전했다. 칠레법인은 30~40%를 칠레에서 판매하고 60~70%는 유럽과 북미 등 주변국에 수출한다.

이건산업은 국내에서 마루를 최초로 제조하고 판매한 회사다. 마루의 하루 생산능력은 84㎡ 기준(34평형) 약 300채다. 그 덕분에 대규모 시공 현장 수주 물량도 원활히 공급하고 있다.
강마루가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품목이다. 이건산업 관계자는 “국내에서 대판을 직접 제조하고 마루 전체 공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회사는 저희뿐”이라고 설명했다.

이길수 이건산업 대표는 “그동안 직판 중심의 매출 구조였는데 앞으로는 인테리어 지점을 통해 고객들에게 마루 상품을 직접 팔 수 있는 B2C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