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 만난 한국 춤, 세계로 날다 "패션과 무대 연출은 똑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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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수의 백스테이지]
한국 전통무용 연출작마다 매진 행렬
20~30대 관객과 세계 무대서 환호
7월 뉴욕 링컨센터에서 '일무' 공연도
한국 전통무용 연출작마다 매진 행렬
20~30대 관객과 세계 무대서 환호
7월 뉴욕 링컨센터에서 '일무' 공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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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커리어 우먼의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인 '구호(KUHO)'의 아버지 정구호는 '향연'부터 '묵향', '산조', '일무' 등의 연출가로 활약하며 전통 무용계의 흥행 보증수표가 됐다. 그의 손끝에서 한국무용은 전통미와 현대미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다. 20대부터 70~80대까지 즐기는 온 국민의 문화 콘텐츠로 진화했다. 다음 달 20~22일 그의 작품 중 하나인 '일무'는 미국 뉴욕 링컨센터로 떠난다. 링컨센터에서 한국 춤이 무대에 오르는 건 최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정 연출가는 “패션 디자인과 공연은 큰 틀의 ‘창작’이란 면에서 같고 표현하는 도구만 다를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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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로 유명했던 그는 제일모직 전무, 휠라코리아 부사장 등을 거쳤다. 공연 연출을 시작한 건 11년 전이다. 미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던 시절 국내 출신 안무가들과 교류하며 그들 공연의 무대나 의상 디자인 등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공연과 연을 맺기 시작했다. 정씨는 “패션과 무용이 늘 가까이에 있었기에 첫 연출작으로 2012년 국립발레단의 창작 발레 ‘포이즈’ 제안을 받았을 때도 불안감보다 자신감이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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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만드는 공연들은 젊은 관객들이 큰 환호와 박수를 끌어냈다. 객석엔 20대 관객들이 넘쳐난다.
“객석에 20대 젊은 관객들이 많은 것을 볼 때 신기하기도 하고, 전통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는데 작게나마 일조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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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무’는 가장 전통적인 부분과, 전통과 현대의 중간에서 진화하는 부분, 그리고 현대적인 부분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해외에서 보기에 단순히 신선하고 동양적인 분위기를 넘어서, 미학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공연을 올리려고 해요.”
○“죽을 때까지 ‘창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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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은 일상 속에서 번뜩 떠오르곤 합니다. 메모하는 걸 싫어해서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붙잡아서 몇시간 동안 공상을 거쳐 완성해요. 공연 연출할 땐 마지막 리허설 때 곧바로 다음 공연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죠.”
창작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싶다고 했다. 요즘엔 드라마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는데, 하루 다섯시간씩 20~30쪽에 달하는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인생에서 10년을 주기로 새로운 도전을 해요. 30대엔 디자인을 했고, 40대엔 기업에서 일하다 50대 초반에 기업을 박차고 나왔죠.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살아있는 기분이 들어요. 제 모습을 보는 사람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의욕을 불러주는 것도 좋고요. 그 대상이 뭐가 됐든 저는 죽을 때까지 ‘창작’을 할 겁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