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리튬 공룡 탄생, POSCO홀딩스엔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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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확보 경쟁 과열…투자 전략에도 변화 필요
리튬 공룡 탄생에 아르헨티나 염호 주목

아르헨티나 염호 보유한 POSCO홀딩스, IRA 수혜 기대감
결국 리튬 가격 중요…자원 국가주의와 DLE공법 개발 주시
사진=연합뉴스(AP)
사진=연합뉴스(AP)
주식시장에서 붙였다 하면 주가가 날아가는 테마가 있다. 바로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이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국과 기업들의 리튬 확보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광물이다. 최근 리튬 관련 기업의 생태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호주 최대의 리튬 생산기업 중 하나인 올켐(Allkem)이 미국 리벤트(Livent)와 인수·합병(M&A)하면서다. 이에 따라 리튬 섹터 투자 전략에도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살펴봤다.

대규모 합병 소식에 POSCO홀딩스 호재인 이유

올켑과 리벤트의 M&A 소식이 주식시장에 전해지자 아르헨티나 염호가 주목받고 있다. 리벤트는 매출의 49%는 수산화리튬을 통해 올리는 등 가공이 주특기다. 올켐은 염수 리튬 추출과 호주와 아르헨티나 광산에서의 채굴 등 원자재 생산이 강점이다. 두 기업은 이번 합병으로 세계 3위 리튬 기업으로 재도약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선 두 기업의 합병이 국내 대표 리튬 관련주인 POSCO홀딩스에 호재가 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우선 리튬 산업 내 주요 경쟁업체 숫자의 감소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산 리튬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켑과 리벤트가 보유 중인 염호 대부분이 아르헨티나에 몰려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IRA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치적 노력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RA는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40%(매년 10%포인트씩 높아져 2027년에는 80%)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최대 375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혜택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앞서 POSCO홀딩스는 2018년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지분 100%를 2억8000만 달러(약 3600억원)에 인수했으며, 호주 리튬광산기업 필바라 미네랄스 지분 2.8%를 가지고 있다. POSCO홀딩스는 내년까지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리튬 5만톤(t)을 생산해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만약 아르헨티나에서 채굴된 리튬이 미 IRA 수혜를 누리게 될 경우 국내로 들여와 정제 과정 없이 곧바로 북미 지역으로 수출이 가능하다.

POSCO홀딩스 주가는 현재 38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사가 본 POSCO홀딩스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46만3000원이다. 향후 투자 포인트로는 내년에 완공 예정인 국내 광양(4.3만t)과 아르헨티나의 수산화리튬 공장(2.5만t)의 목표 수율 달성 여부다. 만약 목표 수율 달성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리튬 사업의 높은 수익성과 향후 추가 증설 계획에 대한 시장의 신뢰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리튬株 투자 포인트는 '리튬 가격'…오를까 내릴까

리튬 관련주에 투자할 때는 리튬 가격이 매우 중요하다. 리튬 섹터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이라면 최근 리튬 산업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튬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경우 리튬 관련 기업엔 호재다. 리튬을 채굴하는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리튬가격은 작년 11월11일 t당 581.5위안(10만5000원)을 기록한 뒤 지난 4월24일 152.5위안(2만7000원)까지 5개월 만에 73.8% 급락했다. 이후 회복세를 보이더니 현재는 t당 310.5위안(5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포스코가 투자한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공장 및 염수저장시설 전경. /사진=포스코
포스코가 투자한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공장 및 염수저장시설 전경. /사진=포스코
일부 전문가들은 리튬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그 이유로 '자원 국가주의'를 꼽고 있다. 최근 칠레 대통령이 리튬 국영 기업을 설립해 향후 국가 통제 하의 민관 파트너십 형태로만 리튬을 생산하겠다고 밝히는 등 리튬 산업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고 있다.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자원 보유국들의 움직임은 향후 리튬 가격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리튬 가격이 갈수록 하락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리튬 추출 기술력이 발전함에 따라 생산 소요 기간을 단축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현재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할 때 소요되는 기간은 약 18개월가량이다. 이같이 긴 생산 소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면, 리튬 생산량이 단기간에 빠르게 늘어나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선 리튬직접추출(DLE)이란 공법을 주목하고 있다. 염수에서 리튬 추출까지 걸리는 시간은 24~48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각국의 리튬 관련 기업들은 현재 다양한 형태로 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으나, 아직까진 기술 개발 단계에 있다. 당장 리튬 가격 하락에는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튬의 구조적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리튬 산업 내에서도 여러 변화가 감지되는데, 투자자들은 리튬 기업들의 공급 증산 계획과 수익 구조에 눈여겨봐야 한다"면서 "자원 국가주의를 비롯해 DLE 기술 개발 현황, 올켐과 리벤트 합병에 따른 영향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