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 "한국은 영웅적 나라…충무공서 차기작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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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30돌 맞아 방한
韓 독자 미래지향적이라
내 책 좋아하는 것 같다
신작 '꿀벌의 예언'도
황폐해진 미래 그려
AI와의 경쟁서 이기려면
더 창의적인 작품 써야
韓 독자 미래지향적이라
내 책 좋아하는 것 같다
신작 '꿀벌의 예언'도
황폐해진 미래 그려
AI와의 경쟁서 이기려면
더 창의적인 작품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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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62·사진)는 28일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고유의 문화와 에너지를 발견하는 건 큰 즐거움이자 놀라운 경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베르베르의 소설은 유독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베르베르 작품의 한국어 출판을 전담하는 열린책들에 따르면 그동안 팔린 3000만 부 가운데 1300만 부가량이 한국에서 판매됐다. 그는 “프랑스 독자들은 과거에 대한 향수가 강한 데 비해 한국 독자는 미래지향적인 경향이 있다”며 “그래서 미래의 모습을 그린 내 작품들을 한국 독자들이 재밌게 읽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한국인 특유의 미래에 대한 깊은 관심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와 ‘상상력’은 베르베르의 30여 년 작가 생활을 상징하는 단어다. 8년 전 소설 <제3 인류>에선 코로나19와 비슷한 전염병 창궐을 내다봤고 9·11테러 발생 4년 전에 내놓은 <천사들의 제국>에선 항공기가 도시를 공격하는 내용을 다뤘다. 그는 “지금 일어나는 이야기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견하는 게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꿀벌이 살충제 남용과 검은말벌 등 외래종에 의해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우리가 먹는 과일과 채소의 70%는 꿀벌의 수분에 의존하고 있죠. 지금 추세가 계속될 때 벌어질 일들을 상상하며 글을 썼습니다.”
그는 이제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된 인공지능(AI)은 소설가에게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베르베르는 “소설가의 본질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일”이며 “인간이 만들어낸 정보를 학습하는 AI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들이 AI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더 창의적인 작품을 써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문학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