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 2000명 수준인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도입 한도(쿼터)를 3만 명으로 15배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조선업과 농어업을 중심으로 심각한 일손 부족에 직면한 현실에서 전문인력에 이민 문호를 활짝 열기로 한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기업 현장에서 인력 부족 문제 해소가 단기적으로 중요한 과제”라며 “올해부터 대통령 지시로 외국인 근로자 확대를 본격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기준 1000명 수준이었던 쿼터를 한 번에 30배로 늘렸기 때문에 적어도 쿼터가 부족해서 외국인이 못 들어온다는 얘기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의 이 같은 방침 변화에는 외국 전문인력의 대규모 도입 없이는 조선업 등 산업 현장의 인력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한 장관이 쿼터 확대를 공언한 숙련기능인력 비자(E-7-4)는 체류기간에 상한이 없고 가족 초청도 가능해 사실상 영주권을 부여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는 비전문 취업비자(E-9)로 입국한 외국인이 E-7-4를 받으려면 5년 이상 국내에서 일하는 등 요건이 필요하다”며 “이를 4년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농어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현재 5개월인 계절근로 비자(E-8) 외국인 체류기간도 3개월 범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형주/곽용희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