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 KF-21에 장착된  AESA레이다. /한화시스템 제공
한국형 전투기 KF-21에 장착된 AESA레이다.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KF-21에 탑재되는 AESA레이다를 개발하고 있다. AESA레이다로 잘 알려져 있는 ‘능동위상배열레이다(AESA)’는 단군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력 증강사업으로 불리는 KF-21 사업 핵심장비 중 하나다.

지난해 3월부터 AESA레이다가 탑재된 시험 항공기(FTB)로 비행에 착수한 뒤, 올해 3월부터는 KF-21시제기에 AESA레이다를 탑재해 성능 검증을 위한 비행시험을 시작했다. 2026년 2월까지 △공대공 모드 탐지·추적 거리 △추적 정확도 △작전 운용 성능 충족성 △군 운용 적합성 △전력화 지원 요소 실용성 등에 대한 시험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AESA레이다는 현대 공중전에서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최첨단 레이다로 공중과 지상 표적에 대한 탐지, 추적 및 영상 형성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기존 기계식 레이다처럼 안테나의 기계식 회전에 의한 방식이 아닌 레이다 전면부에 고정된 수많은 작은 송수신 통합 모듈을 전자적으로 제어함으로써 빠른 빔 조향이 가능하다. 또 넓은 영역의 탐지, 다중 임무 수행, 다중 표적과 동시 교전이 가능하다.

2015년 미국이 AESA레이다를 포함한 핵심 기술이전을 거부한 이후 정부와 방위산업체들은 국내 개발을 추진해왔다. 특히 AESA레이다는 미국·유럽·이스라엘·중국·일본 등 소수의 선진국들만이 보유하고 있어 해외 기술 이전 없이 국내기술로만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하지만 개발에 착수한지 불과 4년만인 2020년 8월,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AESA레이다시제 1호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2번째로 AESA레이다를 만든 나라가 됐다.
한화시스템 전투체계가 탑재된 필리핀 최신예 호위함 ‘호세리잘함’.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 전투체계가 탑재된 필리핀 최신예 호위함 ‘호세리잘함’.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은 AESA레이다와 천궁-II 다기능레이다를 비롯해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차기호위함(FFX-B3),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의 다기능레이다(MFR) 등 지상해상항공에서 운용 가능한 최첨단 다기능레이다도 개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앞선 방산 수출을 통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국내 첨단무기체계의 기술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었다”라며 “한화시스템은 앞으로도 해외 선진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분야로 수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이달 19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현지에서 열린 파리 에어쇼에서 이탈리아 대표 방산기업 레오나르도와 기술 우위와 가격 경쟁력을 모두 확보한 ‘경공격기 AESA레이다’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한화시스템은 레오나르도가 이미 유럽 시장에 공급한 수백여대의 전투기용 기계식 레이다의 성능개량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거머쥐며, 글로벌 AESA레이다 시장을 본격 공략에 나섰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