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급해서 요금 또 냈는데…서울 지하철 '10분 내 재탑승'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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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잘못 탈 때마다 두 번 내던 요금
10분 안에 환승하면 안 내도 된다
10분 안에 환승하면 안 내도 된다
#1. 비상 게이트에서 직원 호출 버튼을 눌러서 반대 방향으로 가면 된다고 하지만, 급히 가야 할 때에는 그런 걸 기다릴 여유도 없고, 직원분께도 부담이 될 것 같아 그냥 교통카드를 찍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걸 개선할 방법이 없을까요?앞으로 서울 지하철 이용 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거나 화장실 등 긴급용무가 있어 개찰구를 지났다가 승강장으로 재진입할 경우 추가 요금 없이 지하철을 탈 수 있게 됐다.
#2. 제가 외근직이라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데, 초행길에서는 길을 헷갈려 반대 방향으로 진입하느라 추가 비용을 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발 반대 방향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개선해주세요.
#3. 합정방면으로 가야 되는데 이대 방향으로 열차를 잘못 타서 아현역에서 내려서 카드 찍고 넘어갔는데 요금이 또 찍히던데 환불 가능한가요?
서울시는 다음달 1일부터 지하철 하차 후 10분 안에 재승차하면 기본운임을 면제하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서울시 공무원이 낸 창의적인 행정 아이디어다.
양방향으로 이동하는 열차가 동일한 플랫폼에 정차하는 역이 있는가 하면, 개찰구를 지나 반대편으로 건너가야 하는 역이 있다. 서울시 지하철 1~9호선의 경우 전체 313개 역 중 반대편으로 건너가기 힘들거나 불가능한 상대식 승강장 비율은 220개 역(70%) 다.
화장실 등 급한 용무를 봐야 할 때도 부득이하게 개찰구에 카드를 찍고 나가야 할 때가 있다. 승강장 외부에 화장실이 있는 경우는 82%(256개 역)에 달한다.
이에 따라 반대방향 열차를 다시 타거나, 화장실 이용하기 위해 개찰구를 지날 때마다 추가 요금을 내야 했다. 교통 시스템은 이용객이 이미 이동을 완료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그동안 이런 방식으로 요금을 추가 납부하는 이용자 수가 수도권에서 매일 4만명, 연간 1500만 명에 달했다. 추가로 납부하는 교통비만 무려 매년 180억 원을 넘었다.
민원도 빗발쳤다. 작년 서울교통공사 ‘고객의 소리’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514건이었다.
지난 3월 서울시 창의 사례 1호로 선정된 ‘10분 내 재승차’ 제도가 시행되면 이용객이 처음으로 교통카드를 찍은 이후 10분 이내 동일 또는 반대편 열차에 재탑승하면 요금을 면제해준다.
‘10분 내 재승차’ 제도는 서울시가 관할하는 서울 지하철 1·3·4·6·7호선 일부 구간과 2·5·8·9호선 전 구간이다. 1년 동안 시범운영을 거친 다음, 제도가 다른 노선으로도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시는 다른 기관과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혜택은 하차한 역과 동일역으로 재승차한 경우에 해당한다. 지하철 이용 중 한 번만 적용되고, 환승 적용 이후에는 승차 거리에 비례해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지하철 1회권이나 정기권 이용 승객은 혜택을 누릴 수 없다.
한편 서울시는 10분 내 재승차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비상 게이트는 본래 목적(장애인·노약자 등 교통약자 이용)으로만 이용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간 무임승차의 주된 통로로 활용돼온 비상 게이트 운영을 정상화할 계획이다.
윤종장 도시교통실장은 “앞으로도 시민들이 겪고 있는 보이지 않는 불편사항을 꼼꼼하게 챙겨 대중교통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