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장기전 전략, 반란 사태 이후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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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바그너 무장봉기로 노출된 통치체제 취약성 분석
"푸틴, 서방이 시간에 쫓길 거라 생각…이젠 시간이 러시아편 아닐 것" 용병단의 반란을 계기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장기전 전략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권력 핵심부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전제로 한 버티기식 침공 전략의 대전제가 틀렸다는 점이 이번 사태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용병단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일으킨 반란은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전 부진과 러시아군 수뇌부의 무능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등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군사 참모와 야전 사령관들을 계속 헐뜯었다.
푸틴 대통령과 군 수뇌부가 전장으로까지 확산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바그너그룹의 정규군 통폐합을 지시하자 결국 반란이 터졌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시작된 반란은 군 수뇌부를 겨냥한 진군으로 전개됐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크렘린궁이 있는 모스크바를 겨우 200㎞ 앞두고 멈췄다.
이 같은 무장봉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차단할 수 있다는 그간 푸틴 정권의 자신감과 배치되는 사태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용병단 반란으로 보면 러시아 독재자까지도 군사적 부진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 자신도 이번 반란 직후에 1917년 러시아제국 차르 체제를 위협한 군사반란을 언급하며 심각성을 시인했다.
그는 "군과 국민의 등 뒤에서 벌어진 음모, 말다툼, 정치공작이 대혼란, 군의 파멸, 국가의 붕괴로 변했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푸틴 대통령은 반란 수괴를 벨라루스 망명의 형식으로 풀어주고 모스크바 방위를 강화하는 선에서 사태를 서둘러 미봉했다.
이쯤 되자 러시아가 이런 근본적 취약점을 안고 우크라이나전에서 효율적인 장기전 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국민 여론에 정권이 좌우되는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서방의 약점으로 보고 '버티면 결국 이긴다'는 장기전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지 여론은 아직 튼실해보이는 반면 오히려 러시아가 장기전략의 대전제와 정반대로 흔들리는 형국이다.
프랑스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의 프랑수아 에이스부르 고문은 푸틴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 뒤에 결판을 볼 장기전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WSJ 인터뷰에서 "그러나 (반란이 일어난) 지난 24일 가닥이 잡혔다"며 "이제는 서방보다 먼저 러시아가 전쟁을 접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의 공식 입장은 전쟁은 결국 외교적 협상으로 막을 내리겠지만 우크라이나에 영토를 포기하는 타협을 강요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방 지원을 주도하는 미국의 여론, 특히 정권교체 가능성은 푸틴 대통령의 생각대로 중대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최근 선언한 대로우크라이나에 바로 협상을 강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연방의회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초당적 합의를 견지하고 있다.
미국 내 여론도 아직은 우호적이다.
로널드 레이건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인 75%가 우크라이나 승리가 미국에 중요하다고 보고, 59%는 우크라이나 군사원조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러시아에는 용병단 반란과 같은 악재가 수면 위아래에서 되풀이 가능성도 관측된다.
앞으로도 소모전이 이어진다면 막대한 전비와 피로감에 바그너그룹이 아니더라도 다른 불만 세력이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쟁이 지속되면 누굴지는 몰라도 다른 엘리트가 들고일어날 수 있다"며 "러시아군 지도부 내홍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 부대원들의 사기 저하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자국 영토 20% 정도에 대한 완전 수복을 목표로 대반격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작전이 어느 한쪽의 완승이나 완패로 끝날 가능성은 희박하며, 교착이 지속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미샤 글레니 오스트리아 인문과학연구소 소장은 최근 더타임스 기고에서 우크라이나로선 교착이 지속할 것으로 판단할 경우 점령지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최대한 약화하고 푸틴 정권을 흔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군사 이론가들은 적국에 혼란을 가중하고 궁극적으로는 내전 촉발을 유도하는 이 같은 전쟁의 목표를 '재앙적 성공'(catastrophic success)이라고 부른다.
글레니 소장은 전문가들이 러시아가 1905년 일본, 1917년 독일에 고전한 뒤 혁명에 몰렸다는 역사를 주목한다며 남부에서 크림반도를 노리고 진행되는 우크라이나 대반격에서 이 같은 책략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푸틴, 서방이 시간에 쫓길 거라 생각…이젠 시간이 러시아편 아닐 것" 용병단의 반란을 계기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장기전 전략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권력 핵심부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전제로 한 버티기식 침공 전략의 대전제가 틀렸다는 점이 이번 사태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용병단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일으킨 반란은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전 부진과 러시아군 수뇌부의 무능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등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군사 참모와 야전 사령관들을 계속 헐뜯었다.
푸틴 대통령과 군 수뇌부가 전장으로까지 확산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바그너그룹의 정규군 통폐합을 지시하자 결국 반란이 터졌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시작된 반란은 군 수뇌부를 겨냥한 진군으로 전개됐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크렘린궁이 있는 모스크바를 겨우 200㎞ 앞두고 멈췄다.
이 같은 무장봉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차단할 수 있다는 그간 푸틴 정권의 자신감과 배치되는 사태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용병단 반란으로 보면 러시아 독재자까지도 군사적 부진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 자신도 이번 반란 직후에 1917년 러시아제국 차르 체제를 위협한 군사반란을 언급하며 심각성을 시인했다.
그는 "군과 국민의 등 뒤에서 벌어진 음모, 말다툼, 정치공작이 대혼란, 군의 파멸, 국가의 붕괴로 변했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푸틴 대통령은 반란 수괴를 벨라루스 망명의 형식으로 풀어주고 모스크바 방위를 강화하는 선에서 사태를 서둘러 미봉했다.
이쯤 되자 러시아가 이런 근본적 취약점을 안고 우크라이나전에서 효율적인 장기전 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국민 여론에 정권이 좌우되는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서방의 약점으로 보고 '버티면 결국 이긴다'는 장기전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지 여론은 아직 튼실해보이는 반면 오히려 러시아가 장기전략의 대전제와 정반대로 흔들리는 형국이다.
프랑스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의 프랑수아 에이스부르 고문은 푸틴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 뒤에 결판을 볼 장기전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WSJ 인터뷰에서 "그러나 (반란이 일어난) 지난 24일 가닥이 잡혔다"며 "이제는 서방보다 먼저 러시아가 전쟁을 접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의 공식 입장은 전쟁은 결국 외교적 협상으로 막을 내리겠지만 우크라이나에 영토를 포기하는 타협을 강요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방 지원을 주도하는 미국의 여론, 특히 정권교체 가능성은 푸틴 대통령의 생각대로 중대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최근 선언한 대로우크라이나에 바로 협상을 강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연방의회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초당적 합의를 견지하고 있다.
미국 내 여론도 아직은 우호적이다.
로널드 레이건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인 75%가 우크라이나 승리가 미국에 중요하다고 보고, 59%는 우크라이나 군사원조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러시아에는 용병단 반란과 같은 악재가 수면 위아래에서 되풀이 가능성도 관측된다.
앞으로도 소모전이 이어진다면 막대한 전비와 피로감에 바그너그룹이 아니더라도 다른 불만 세력이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쟁이 지속되면 누굴지는 몰라도 다른 엘리트가 들고일어날 수 있다"며 "러시아군 지도부 내홍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 부대원들의 사기 저하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자국 영토 20% 정도에 대한 완전 수복을 목표로 대반격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작전이 어느 한쪽의 완승이나 완패로 끝날 가능성은 희박하며, 교착이 지속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미샤 글레니 오스트리아 인문과학연구소 소장은 최근 더타임스 기고에서 우크라이나로선 교착이 지속할 것으로 판단할 경우 점령지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최대한 약화하고 푸틴 정권을 흔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군사 이론가들은 적국에 혼란을 가중하고 궁극적으로는 내전 촉발을 유도하는 이 같은 전쟁의 목표를 '재앙적 성공'(catastrophic success)이라고 부른다.
글레니 소장은 전문가들이 러시아가 1905년 일본, 1917년 독일에 고전한 뒤 혁명에 몰렸다는 역사를 주목한다며 남부에서 크림반도를 노리고 진행되는 우크라이나 대반격에서 이 같은 책략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