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가상 법정통화'…1인당 3천유로 보유 제한 관측
EU, 온·오프라인 사용가능한 '디지털 유로화' 도입 추진
유럽연합(EU)이 법정통화의 하나로 온·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유로화' 도입 추진을 공식화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지역에서 유럽중앙은행(ECB) 및 각 회원국 중앙은행이 발행하게 될 디지털 유로화의 법적 규제 사항을 담은 입법 초안을 발표했다.

디지털 유로화는 휴대전화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물건을 사고팔 때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 격으로, 도입 시 또 다른 '법정 통화'가 될 것이라고 EU는 설명했다.

가격 변동 폭이 들쭉날쭉한 비트코인 등 일반 암호자산과 달리 기존 유로화와 동일한 가치를 갖는 '전자 현금'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집행위 구상이 시행되려면 유럽의회, 이사회 간 협상 및 최종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입법 절차가 마무리되면 ECB가 최종 발행 결정을 내릴 방침이며, 이르면 2027년께 도입될 것으로 외신은 전망했다.

디지털 유로화 발행·유통·결제 등을 위한 관련 인프라도 단계적으로 구축될 전망이다.

다만 디지털 유로화 도입 시 익명성이 보장되는 기존 지폐와 달리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EU도 "현금과 동일한 수준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디지털 화폐가 법정 통화로 자리 잡으면 그만큼 '인출'도 쉬워지므로 금융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EU는 대량 유출 사태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디지털 유로화의 1인당 보유 상한선을 설정할 계획이며, 1인당 3천유로 정도가 될 전망이라고 유로뉴스는 ECB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법정 디지털 화폐 도입 움직임은 EU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잇달아 감지되고 있다.

특히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디지털 화폐를 발행해 유통 중이다.

지역 특성상 은행 계좌를 보유한 사람이 적지만, 휴대전화 보급률은 높아 디지털 화폐 유통이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 역시 2020년 디지털 위안화를 도입했다.

유로를 사용하지 않는 EU 회원국인 스웨덴도 디지털 법정 화폐인 'E-크로나'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