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자폭 드론, 지뢰탐지 로봇…미래 '무인 무기'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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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전시회서 본 ‘미래전쟁 키워드’
한화에어로 적 드론 요격하는 무인 방공포와
유도탄 발사 장갑차 등 신속연구개발 후보에
KAI·대한항공·현대로템·LIG넥스원 등 참가
무인 방공포 옆에는 '한국형 공병전투차량(K-CEV·지뢰탐지 장갑차)' '지상용 대전차 유도탄체계(유도탄 발사 장갑차)' 모형도 전시됐다. 두 장갑차량은 기존에 군이 사용하는 'K21 장갑차'의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됐다는 설명이다. K-CEV는 내부에 작은 '지뢰탐지 로봇'이 함께 들어간다. 이 로봇을 적이 깔아놓은 지뢰지대에 보내 로봇의 탐지 레이더가 지뢰를 식별하고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갑 상부의 K4 유탄발사기와 K6 기관총은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통해 병사가 밖으로 나오지 않고도 조종할 수 있도록 했다.
유도탄 발사 장갑차는 국산 대전차유도미사일(ATGM)인 '천검' 12발을 싣고 다니는 '탱크 잡는 장갑차'란 평가다. 유효 사거리가 8㎞에 달해 먼 거리의 적 탱크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 천검은 당초 공격헬기에서 발사하는 '공대지 미사일'로 개발됐는데, '지대지 미사일' 개량형으로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세 종류의 무기는 모두 최근 방위사업청이 첨단무기 도입을 위해 진행 중인 '신속연구개발사업' 후보군에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연구개발사업은 신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를 2년 이내에 빠르게 연구개발하고 군 시범운용을 거쳐 전력화하는 사업이다. 이달 중 올해 사업으로 무기체계 2개가 선정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번 전시회에서 AAV(미래형 항공기체)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AAV는 전기 추진 방식의 드론 형태 비행체로 유인 수송용과 무인 화물용이 있다. 민간과 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날개 앞쪽 프로펠러가 '틸트로터(수평·수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프로펠러)' 방식으로 설계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AAV는 헬기보다 소음이 적고 움직임이 자유로워 기동공중강습 작전 등 군용으로도 활용도가 높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또 응급환자 발생 시 응급 수송기로 활용할 수 있고, 전장에 물자를 보급하는 화물 수송 목적으로도 쓸 수 있다. KAI 관계자는 "가격 측면에서 헬기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미래 항공 자산으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며 "2026년 초도 비행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KAI는 올 초 발표한 회사 비전에서 '미래 에어모빌리티'를 핵심 사업으로 선정할 만큼 이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한항공도 수직이착륙기인 'KUS-VT' 모형을 선보였다. 고속 무인항공기인 KUS-VT도 역시 틸트로터 방식이 적용돼 활주로가 필요 없다. 정찰 등 군사용이나 해안 ·산불감시 등 민간용으로 모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날개 양 끝의 프로펠러가 하늘로 향해 헬리콥터와 같은 회전익 형태로 작동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다"며 "비행 시에는 일반 항공기와 같이 수평 방향으로 바꾼 고정익 형태로 작동해 고속 비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대한항공은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스텔스 무인기로 알려진 '가오리 X'의 축소 모형도 선보여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가오리-X는 '무미익'(꼬리날개가 없음) 형태로 제작되고, 전파 흡수 구조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과 함께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저피탐 기체'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인기가 고도의 스텔스 성능을 갖추기 위해선 엔진의 열을 견디면서 외부의 레이더 전파도 흡수할 수 있는 고내열 전파 흡수 복합소재 등이 필요하다.
오는 9월 합동참모본부 내 '드론작전사령부'가 신설되면 이 같은 스텔스 무인기가 우선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작년 말과 같은 무인기 도발을 재차 감행하면, 레이더 탐지를 피할 수 있는 가오리-X가 선두에 서서 평양으로 침투할 수 있다.
중동형 K2 전차는 기존 K2 전차에 사막색을 입히고 무더운 사막기후 속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됐다. 향상된 파워팩(엔진+변속기)의 냉각성능과 고온에서도 운용 가능한 특수 궤도를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를 비롯해 모로코, 이집트 등에 중동의 잠재 전차 수요를 염두에 두고 개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LIG넥스원은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도 선보였다. 이 드론은 방위사업청의 신속시범획득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육군에 납품했고, 이미 성능을 검증받은 상태다. 기체 앞의 소형 '전자광학적외선(EO/IR) 카메라'로 정찰하다가 핵심 표적이 발견되면 자폭드론으로 바뀌어 목표물에 돌진하는 독특한 운용 구조를 갖고 있다. LIG넥스원 측은 "내부에 1㎏ 정도의 탄두가 있어 폭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적 드론을 막을 수 있는 '안티드론' 무기도 만든다. 이날 북한의 무인기 공격에 대비한 '대드론통합체계'도 전시됐다. 이 장비는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로 적 드론을 우선 탐지한 뒤, 꼭대기에 설치된 '전파방해장치(재머)'를 쏴 고출력 전자파로 적 드론의 주파수를 교란시켜 떨어뜨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한화에어로 적 드론 요격하는 무인 방공포와
유도탄 발사 장갑차 등 신속연구개발 후보에
KAI·대한항공·현대로템·LIG넥스원 등 참가
'정찰·자폭 드론, 무인 방공포. 무인 비행체…'
지난달 28~30일 열린 '2023 방위산업 부품·장비대전 및 첨단국방산업전'에서 선보인 미래 무기의 주요 '키워드'다.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선 국내 주요 방위산업체들이 미래전을 대비한 다양한 방산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전시 제품 대부분이 무인 무기체계여서, 미래 전장에서 무인전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었다. 방위사업청이 이달(7월) 선정하는 '신속연구개발사업' 후보군에 들어가는 무기도 대거 선보여 방산·군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무인 방공포·지뢰탐지 장갑차 등 '신속사업' 후보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가까운 시일 내 우리 군이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무기를 잇달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회사 부스에는 '40㎜ 무인방공시스템'의 축소 목업(실물 모형)이 전시됐다. 방공포와 떨어져 있는 통제소에서 원격 조정을 통해 적의 드론·무인기를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적 무인기를 탐지·식별하면 통제소가 여러 무인 방공포 중 적의 위협이 가장 높은 곳에 사격 지시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분당 600발을 발사해 적 무인기를 요격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현재 국내 대공무기 체계는 20㎜ 발칸 대공포와 30㎜ 대공포를 쓰는 비호복합·천호 정도"라며 "이보다 큰 구경의 복합기능탄을 사용해 표적에 3m 내로 접근하면 폭발하도록 설계해 파괴력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무인 방공포 옆에는 '한국형 공병전투차량(K-CEV·지뢰탐지 장갑차)' '지상용 대전차 유도탄체계(유도탄 발사 장갑차)' 모형도 전시됐다. 두 장갑차량은 기존에 군이 사용하는 'K21 장갑차'의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됐다는 설명이다. K-CEV는 내부에 작은 '지뢰탐지 로봇'이 함께 들어간다. 이 로봇을 적이 깔아놓은 지뢰지대에 보내 로봇의 탐지 레이더가 지뢰를 식별하고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갑 상부의 K4 유탄발사기와 K6 기관총은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통해 병사가 밖으로 나오지 않고도 조종할 수 있도록 했다.
유도탄 발사 장갑차는 국산 대전차유도미사일(ATGM)인 '천검' 12발을 싣고 다니는 '탱크 잡는 장갑차'란 평가다. 유효 사거리가 8㎞에 달해 먼 거리의 적 탱크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 천검은 당초 공격헬기에서 발사하는 '공대지 미사일'로 개발됐는데, '지대지 미사일' 개량형으로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세 종류의 무기는 모두 최근 방위사업청이 첨단무기 도입을 위해 진행 중인 '신속연구개발사업' 후보군에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연구개발사업은 신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를 2년 이내에 빠르게 연구개발하고 군 시범운용을 거쳐 전력화하는 사업이다. 이달 중 올해 사업으로 무기체계 2개가 선정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번 전시회에서 AAV(미래형 항공기체)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AAV는 전기 추진 방식의 드론 형태 비행체로 유인 수송용과 무인 화물용이 있다. 민간과 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날개 앞쪽 프로펠러가 '틸트로터(수평·수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프로펠러)' 방식으로 설계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AAV는 헬기보다 소음이 적고 움직임이 자유로워 기동공중강습 작전 등 군용으로도 활용도가 높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또 응급환자 발생 시 응급 수송기로 활용할 수 있고, 전장에 물자를 보급하는 화물 수송 목적으로도 쓸 수 있다. KAI 관계자는 "가격 측면에서 헬기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미래 항공 자산으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며 "2026년 초도 비행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KAI는 올 초 발표한 회사 비전에서 '미래 에어모빌리티'를 핵심 사업으로 선정할 만큼 이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한항공도 수직이착륙기인 'KUS-VT' 모형을 선보였다. 고속 무인항공기인 KUS-VT도 역시 틸트로터 방식이 적용돼 활주로가 필요 없다. 정찰 등 군사용이나 해안 ·산불감시 등 민간용으로 모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날개 양 끝의 프로펠러가 하늘로 향해 헬리콥터와 같은 회전익 형태로 작동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다"며 "비행 시에는 일반 항공기와 같이 수평 방향으로 바꾼 고정익 형태로 작동해 고속 비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대한항공은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스텔스 무인기로 알려진 '가오리 X'의 축소 모형도 선보여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가오리-X는 '무미익'(꼬리날개가 없음) 형태로 제작되고, 전파 흡수 구조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과 함께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저피탐 기체'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인기가 고도의 스텔스 성능을 갖추기 위해선 엔진의 열을 견디면서 외부의 레이더 전파도 흡수할 수 있는 고내열 전파 흡수 복합소재 등이 필요하다.
오는 9월 합동참모본부 내 '드론작전사령부'가 신설되면 이 같은 스텔스 무인기가 우선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작년 말과 같은 무인기 도발을 재차 감행하면, 레이더 탐지를 피할 수 있는 가오리-X가 선두에 서서 평양으로 침투할 수 있다.
현대로템, 사막색 위장 '중동형 K2' 개발
현대로템은 지난해 대규모 수출 계약에 성공한 K-2 '흑표'의 중동형 모델(K-2ME) 모형을 선보였다. 중동형 K-2 모델은 올 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IDEX 2023’ 방산 전시회에서 선보인 적이 있지만, 국내 전시회에서 형태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중동형 K2 전차는 기존 K2 전차에 사막색을 입히고 무더운 사막기후 속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됐다. 향상된 파워팩(엔진+변속기)의 냉각성능과 고온에서도 운용 가능한 특수 궤도를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를 비롯해 모로코, 이집트 등에 중동의 잠재 전차 수요를 염두에 두고 개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LIG넥스원은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도 선보였다. 이 드론은 방위사업청의 신속시범획득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육군에 납품했고, 이미 성능을 검증받은 상태다. 기체 앞의 소형 '전자광학적외선(EO/IR) 카메라'로 정찰하다가 핵심 표적이 발견되면 자폭드론으로 바뀌어 목표물에 돌진하는 독특한 운용 구조를 갖고 있다. LIG넥스원 측은 "내부에 1㎏ 정도의 탄두가 있어 폭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적 드론을 막을 수 있는 '안티드론' 무기도 만든다. 이날 북한의 무인기 공격에 대비한 '대드론통합체계'도 전시됐다. 이 장비는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로 적 드론을 우선 탐지한 뒤, 꼭대기에 설치된 '전파방해장치(재머)'를 쏴 고출력 전자파로 적 드론의 주파수를 교란시켜 떨어뜨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