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기 칼럼] 꼰대처럼 살지 않는 법
늙으면 꼰대 소리를 듣는 게 당연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힘을 냅니다.

97세에 노벨상을 받은 미국 텍사스대학교의 어느 교수께서 '너무 일찍 은퇴하지 마라 (동아일보 2023. 6. 28)'는 기사를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저 역시 꼰대처럼 살지 않기 위해, 아니 더욱 더 열심히 살기 위해, 젊은 신세대처럼 실천하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길거리 공연장이나 행사 모임, 강의실 등과 같은 곳에서 어린이들이나 젊은이들을 만나면 그들의 용어와 언어로 말을 걸면서 그들이 좋아하는 노래와 춤을 춥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손을 내밀고 인사를 하면서, 억지로라도 춤을 추며 웃으면서 다가갑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어색하기도 하지만 견딜 만 합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들이 인사를 하면서 다가옵니다.

둘째, 뉴욕타임즈나 파이낸셜 타임즈, TIME 등 외신을 들고 다니며 읽는 척을 합니다. 좋은 기사나 칼럼은 사전을 찾아가며 자세히 읽기도 하지만, 외신이나 원서를 잘 읽을 수 있는 것처럼 폼 잡고 다니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간혹, 그런 외신에 실린 한국의 소식이나 기사, 흥미로운 칼럼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면 좋아합니다. 강의를 할 때도 요긴하게 활용합니다.

셋째,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합니다.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을 쓰면서 결코 품위를 잃지 않도록 주의하고, 누가 봐도 '지저분하지 않도록' 조심을 합니다. 친구들과 술 마신 사진을 올렸다가 가족들에게 혼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볼지 모르는 사이버 세상'을 생각하면서 문장을 쓰거나 어휘를 고를 때도 실수하지 않도록 철저하고 차분하게 씁니다.

넷째, 복장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평소에는 셔츠나 남방차림에 편한 바지를 입지만, 공식적인 자리에 갈 때는 항상 정장을 입고 타이를 맵니다. 약간 편리한 곳에서는 타이를 매지 않고, 스카프를 두르기도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라고 해서 따라 하다가 오히려 이상한 눈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정장은 어딜 가나 누구를 만나든지 무난한 듯 합니다. 갑자기 중요한 고객을 만날 때도 있으니, 복장은 항상 바르게 입고 다닙니다.

끝으로 언어의 선택에 주의를 합니다. 아무리 신세대들의 시각이나 눈높이에 맞춘다고 해도, 방송이나 유투브 등에서 떠들어 대는 나쁜(?) 용어나 저질스러운 표현을 따라가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언어만큼은 어른답게, 품위 있는 어휘를 고르고 글을 쓸 때도 '나쁜 냄새(?)'가 나지 않도록 아니, '향기 나는 글'을 쓰고자 노력을 합니다.

그래도 꼰대는 꼰대입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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