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플랫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생산·기능직 시장에 파고들어 구인·구직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 플랫폼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포항공대 학생 창업팀이 만든 '고초대졸닷컴'이다.

생산·기능직 전문 채용 플랫폼 '고초대졸닷컴' 운영사 디플에이치알이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29일 밝혔다. 투자 규모는 비공개이며 KB인베스트먼트, 인라이트벤처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이 참여했다. 채용 플랫폼으로 상장에 성공한 원티드랩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포항공대생 3인의 의기투합

생산기능직 채용 플랫폼 '고초대졸닷컴'을 운영하는 디플에이치알 창업팀. 왼쪽부터 한승목 이사, 서동희 이사, 박중우 대표.  / 사진=디플에이치알 제공
생산기능직 채용 플랫폼 '고초대졸닷컴'을 운영하는 디플에이치알 창업팀. 왼쪽부터 한승목 이사, 서동희 이사, 박중우 대표. / 사진=디플에이치알 제공
디플에이치알은 포항공대 창업팀이 2021년 11월 설립한 회사다. 산업경영공학 18학번인 박중우 대표와 서동희(전자전기공학 19학번)·한승목(IT 융합 공학 17학번) 이사가 창업 멤버다.

이들은 효과음 자동 삽입 솔루션, 이커머스 리뷰 분석 솔루션, 개인별 커피 추천 솔루션 등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시도한 끝에 고졸 및 전문대졸 중심의 생산 기능직을 겨냥한 채용 시장에 파고들었다. 현재는 생산⋅기능직 채용 분야 중 특히 제조업 인력을 빠르게 수집하고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중우 디플에이치알 대표는 "생산⋅기능직은 국내에만 610만 명의 종사자, 12만 개의 기업이 종사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라며 "채용 관련 시장은 연간 8000억원 규모에 이르지만 낙후돼 있어 우리 플랫폼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인난이 가장 심각한 채용에서 문제를 먼저 해결한 이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생산⋅기능직 라이프 사이클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월 7만명 구직자 방문


디플에이치알이 운영하고 있는 '고초대졸닷컴'은 구직자들의 취업 전 과정을 지원한다. 스펙 데이터 기반 자료를 통해 합격 예측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인 기업은 생산⋅기능직 전문 이력서를 기반으로 직무 적합성이 높은 인재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에 데이터를 직접 업데이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전·현직자의 리뷰 기능 등을 통해 구직자에게 한층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생산·기능직만 골라골라"…포항공대생 3인이 일냈다 [허란의 VC 투자노트]
고초대졸닷컴이 생산 기능직 채용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도 먼저 협업을 제안해 왔다. 이를 통해 △공장별 성비 △통근버스 △기숙사 △노동조합 △연봉 등 구직자들이 실제로 취업하기 위한 필수 정보이지만 공시되지 않았던 현장 정보들을 독보적으로 제공하게 됐다.

한 달에 7만명가량의 구직자가 고초대졸닷컴을 방문하고 있다. 유료 마케팅 없이 450개 기업에서 먼저 채용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영대, 두원공대, 폴리텍 성남캠퍼스 등 전국 25개의 전문대⋅폴리텍과의 협약 및 협업을 바탕으로 고초대졸닷컴을 통한 취업 사이클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이지애 KB인베스트먼트 상무는 "디플에이치알은 기존 채용 플랫폼들이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는 생산⋅기능직 채용 시장을 타깃 한 고초대졸닷컴 서비스를 출시해 구직자와 구인 기업 양측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투자 이유를 밝혔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