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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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3D) 바이오 프린팅이란 3D 프린터로 인체 조직을 만들어 해당 부위가 손상된 환자에게 이식하는 기술을 뜻한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인공 뼈와 인공 지지체를 중심으로 매출을 내고 해외 협력을 늘려나가고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인공 장기까지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목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재생의료 전문기업 시지바이오는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재생의학연구소(WFIRM)와 환자맞춤형 인공 뼈 공동개발 계약을 지난 29일 체결했다. WFIRM은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의과대학 소속의 재생의학전문 연구기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재생의학 분야 연구소 중 하나라고 시지바이오는 소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시지바이오는 회사가 개발한 인공 뼈 성분 ‘BGS-7’을 WFIRM에 공급하고, WFIRM은 BGS-7의 함량을 두 배 이상 높인 인공 뼈를 만들었을 때 주변 뼈와 더욱 잘 붙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에 최적화된 3D 프린터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또 시지바이오의 환자맞춤형 3D 임플란트 출력 시스템에 사용될 차세대 소재도 개발한다. 연구계약 규모는 17억달러(약 2억2000만원)다.

BGS-7은 시지바이오가 서울대 신소재 공동연구소와 약 10년 간 개발한 고강도 생체활성 세라믹 신소재다. 뼈에 직접 붙는 성질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단단한 강도를 자랑한다. 시지바이오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도화된 바이오 잉크(3D 바이오프린팅 재료)를 개발해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유현승 시지바이오 대표는 “BGS-7의 기능성을 더욱 높여 미국 시장에서의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이번 공동연구는 시지바이오가 미국에 이어 글로벌 3D 프린팅 시장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앤알바이오팹도 대표적인 국내 3D 바이오 프린팅 기업 중 하나다. 3D 바이오 프린터와 공정기술, 관련 소프트웨어 등 모든 주기에 필요한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대표 제품은 뼈와 뼈 사이를 이어주는 지지체다.구멍이 뚫린 지지체를 넣어주면 뼈 세포와 콜라겐 같은 세포외기질이 이동하면서 손상된 조직이 복원되는 구조다. 이 지지체는 폴리카프롤락톤(PCL)과 제3인산 칼슘(TCP) 등으로 만들어 몸 안에서 2~3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분해돼 없어진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존슨앤드존슨, 비브라운과의 협업으로 이목을 끈 회사기도 하다. 존슨앤드존슨과는 지지체 중에서도 경조직 분야, 그리고 비브라운과는 뼈나 연골이 아닌 연조직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에는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과 3D 임플란트 제품에 대한 국내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 따르면 7월 중 비브라운 고위 임원도 티앤알바이오팹을 찾아 추가로 협업할 수 있는 분야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인공 장기가 시장에 출시된 사례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장기 부족의 문제로 사망하는 사람이 하루 21명에 달하는 만큼 궁극적으로는 인공 장기를 만들어 상업화하는 것이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목표다.

이를 위해 업계에서는 바이오 잉크로 만들 수 있는 세포를 다양화하기 위해 소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임상 활용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또 바이오프린팅 구조물에 대한 정부의 제도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30일 14시 27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