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상수도 분야에 2040년까지 총 4조3000억원을 투입해 낡은 정수장을 현대화하고 상수도관을 바꾼다. 아리수의 물맛과 안전성을 높여 서울시민이 수돗물을 음용수로 쓰는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서울시 상수도 종합계획 2040’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그간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의 두 배가 넘는 350개 항목을 검사하는 등 수질 관리 기술을 개선해 왔다. 그러나 아리수를 마시는 시민이 절반(2021년 기준 36.5%)도 채 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우선 물맛을 잡기로 했다. 수돗물 정수 과정에 두 개의 공정을 추가하는 서울형 초고도정수처리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공정의 시작 단계에 오존 접촉지를 더하고, 정수처리 마지막 단계에 막여과·후여과 기술을 적용해 극미량의 냄새 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내년까지 연구개발을 추진한 뒤 2025년께 광암정수센터에 시범 도입해 나머지 다섯 곳으로 확대 도입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 시내에 있는 정수 시설을 현대화하는 내용도 이번 계획에 담았다. 정수장 여섯 곳 중 광암(44년)·구의(39년)·암사(37년)·영등포(31년)등 네 곳은 지은 지 30년이 넘었다. 2043년까지 7452억원을 들여 이들 정수장을 현대화하기로 했다. 강북과 광암은 25만㎥와 10㎥씩 용량을 늘리기로 했다.

시는 수돗물이 각 건물로 이동할 때 쓰이는 상수도관도 교체한다. 낡거나 누수가 발생한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된 상수도관 350㎞ 중 254㎞를 새로운 관으로 바꾼다. 같은 기간 3160㎞ 길이의 관은 로봇 등을 활용해 주기적으로 세척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부터 노후주택 1000가구를 대상으로 배관 세척과 수도꼭지 필터 등을 지원하는 ‘클린닥터 서비스’도 시범 추진한다.

시는 수돗물이 깨끗하지 않다는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에도 나선다. 시내 곳곳에서 찾아가는 이동식 홍보관과 수돗물 이야기 강사 ‘아리수 스토리텔러’를 운영해 시민에게 ‘먹는 물 아리수’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자원 순환을 고려해 친환경 프리미엄 아리수 용기도 개발하기로 했다. 현재 생산 중인 병물 아리수는 내년까지 100%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규격의 알루미늄 캔, 종이팩 용기 등도 만든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