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클루니가 반한 빌라 갈리치서 꿀잠…교황이 즐긴 론 와인 느긋하게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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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샤토뇌프 뒤 파프의 와이너리 '메종 부아숑'
佛 3대와인 생산…여러 품종 섞어 풍미 가득
버터 덜어내 담백한 전통 요리와도 찰떡
엑상프로방스 '를레&샤토' 명함 내건 숙소
300개 깐깐한 심사 통과한 '호텔계 미쉐린'
귀족저택 같은 아비뇽 '라 미랑드' 교황청 뷰
샤토뇌프 뒤 파프의 와이너리 '메종 부아숑'
佛 3대와인 생산…여러 품종 섞어 풍미 가득
버터 덜어내 담백한 전통 요리와도 찰떡
엑상프로방스 '를레&샤토' 명함 내건 숙소
300개 깐깐한 심사 통과한 '호텔계 미쉐린'
귀족저택 같은 아비뇽 '라 미랑드' 교황청 뷰
아다지오(Adagio·매우 느리게), 프랑스의 맛
프로방스의 음식은 버터를 적게 사용해 담백하고, 재료 고유의 맛이 살아 있다.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맛이다. 모든 맛은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을 받았다. ‘프랑스의 정원’으로 불릴 정도로 비옥한 땅과 바다를 끼고 있어 풍부한 해산물, 올리브와 각종 과일 등 신선한 재료를 바탕으로 한 미식 문화가 발달했다. ‘15분 컷’이 진리인 한국의 식사 예절은 잠시 넣어두자. 프랑스답게 모든 음식은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음미해야 한다.와인과 빵은 언제나 옳다
프랑스를 이야기하면서 와인을 빼놓을 수 없다. ‘샤토뇌프 뒤 파프’는 남부 론 지역을 대표하는 와인 생산지로, 보르도, 부르고뉴와 함께 프랑스 3대 고급 와인으로 꼽힌다. 과거 이곳에서 생산된 와인은 교황의 식탁에 올라 ‘교황의 와인’으로 불린다.1898년부터 4대째 전통을 지키고 있는 와이너리 ‘메종 부아숑’을 찾았다. 보르도·부르고뉴의 와인이 싱글 품종의 와인 생산을 원칙으로 한다면, 이곳의 와인은 여러 품종을 섞어 만든다는 특징이 있다. 한층 풍부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고 와인을 음미하며 품종을 유추해보는 재미도 있다. 생산하는 와인의 80%가 레드와인이고 화이트와인은 매년 약 3000병만 한정 발매한다. 수출도 하지 않아 오직 이 와이너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와인 워크숍, 와이너리 투어 등을 운영하는데, 와인과 초콜릿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워크숍은 필수 코스다. 오크통에 숙성 중인 와인을 시음하는 ‘배럴 테이스팅’을 경험할 수 있다. 1시간30분 정도 소요되며 가격은 35유로(약 4만9000원)다.
120여 년 전 비누 생산자가 살던 삭막한 공간에서 달콤하고 고소한 향기로 가득 찬 곳도 있다. ‘라 트리뷔 데 구르망’은 파티시에 이반 바레가 운영하는 페이스트리 전문점 겸 티하우스로, 전시·낭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밤을 주재료로 한 ‘몽블랑’, 프로방스 지역 디저트 칼리송에서 영감을 얻은 ‘랄필’ 등이 대표 메뉴다.
럭셔리의 정점, 프렌치 감성 스테이
여름 휴가지로 이름난 지방답게 럭셔리 숙소가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를레&샤토’ 타이틀을 단 스테이를 눈여겨보자. 호텔에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로, 300개가 넘는 까다로운 기준과 심사를 통과해야 해 ‘호텔계의 미쉐린’으로 불린다. 엑상프로방스에 있는 ‘빌라 갈리치-를레&샤토’는 17개 객실과 6개 스위트룸을 구비한 5성급 호텔이다.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가 여름휴가를 보낸 장소로도 유명하다. 프로방스 지역의 최고급 와인을 보유한 와인셀러와 현지 식재료로 만든 신선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을 갖췄다. 아비뇽에는 중세의 매력을 즐기기 좋은 ‘라 미랑드 호텔’이 있다. 를레&샤토 멤버는 아니지만 교황청 동쪽 벽과 가까이 있어 어느 객실에서든 환상적인 성벽을 감상할 수 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꾸며진 객실과 욕실의 카라라 대리석, 벽을 수놓은 각종 예술작품까지 신경 쓴 세심함에 귀한 손님으로 대접받는 느낌이 충만해진다. 미쉐린스타 레스토랑, 애프터눈티룸 등 숙박객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마련됐다.예술로 물들다
18세기에 지어진 옛 저택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코몽 아트센터’는 프랑스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공간이다. 프랑스 화가 폴 세잔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소극장을 운영하며, 상설 전시를 비롯해 기획전·콘서트 등 다양한 예술전이 열린다.새로운 공간은 새로운 경험이 되고,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준다. ‘레 보드프로방스’의 옛 채석장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공연장 ‘빛의 채석장’이 좋은 예다. 이곳에선 지금 ‘네덜란드 거장들: 베르메르에서 반 고흐까지’와 ‘색채의 건축가, 몬드리안’ 전시가 한창이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진 울퉁불퉁한 석회석을 비추는 빛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빛의 시리즈’ 전시는 한국에서도 제주와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
남프랑스=박소윤 한국경제매거진 여행팀 기자 so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