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폐쇄회로(CC)TV에 찍힌 피의 차량. /사진=연합뉴스
지난 19일 폐쇄회로(CC)TV에 찍힌 피의 차량. /사진=연합뉴스
까치와 까마귀 등 유해조수 포획에 나선 60대 남성이 길고양이를 공기총으로 쏴 죽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고양이가 길을 막아섰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동물보호법 및 총포·도검·화약류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일 오전 7시10분께 서귀포시 남원읍 한 도로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공기총으로 쏴 죽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길고양이를 쏜 뒤 그대로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났고, 당시 총소리를 듣고 놀란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죽은 고양이 부검을 통해 목 부위에 박힌 총알을 확인한 뒤 총포 반출 기록과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A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경찰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총포 소지 허가를 받고 거의 매일 까치와 까마귀 등 유해조수 포획 활동을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사건 당일에도 "유해 조수를 잡으러 간다"며 경찰서에 보관해둔 공기총을 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해 조수 퇴치용으로 총기를 사용할 경우, 수렵 허용 기간 외에도 반출이 가능하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유해 조수를 포획하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고양이 한 마리가 길을 막아 경적을 울렸지만 비키지 않자 순간 화가 나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로부터 총기 소유권 포기 각서를 받았고, 조만간 A씨 소유 총기 2개를 모두 폐기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