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中 리오프닝 수혜주 컬러레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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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레이 기업탐방, 中 생산 라인 직접 둘러보니…
한·중관계 경색에도 중국 내 매출 타격 없을 듯

중국 색조 화장품 시장 회복·합성운모 공장 신설 등은 투자 포인트
예상보다 더딘 리오프닝 효과…미·중관계도 변수
중국 저장성 후저우시 더칭현에 위치한 컬러레이 본사 전경. /사진=류은혁 기자
중국 저장성 후저우시 더칭현에 위치한 컬러레이 본사 전경. /사진=류은혁 기자
'차이나 디스카운트'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계 기업의 주식이 평가절하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과거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기업의 부실회계 등의 문제가 잇따르자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났죠.

이러한 인식을 극복하고자 나 홀로 고군분투하는 중국계 기업이 있습니다. 색조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컬러레이라는 코스닥 상장사죠. 하지만 컬러레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불신은 여전합니다. 실제로 공장을 돌리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경 마켓PRO는 컬러레이의 중국 현지 공장을 직접 탐방해봤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 90% 달해

컬러레이 본사와 공장은 중국 저장성 후저우시 더칭현에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차량으로 2시간가량 떨어진 곳이죠. 2008년 5월 설립된 컬러레이는 중국의 화장품용 진주광택(펄) 안료 1위 업체인데, 2017년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죠.
[마켓PRO] 中 리오프닝 수혜주 컬러레이, 왜?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컬러레이는 현재 1248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중국 당국이 대규모 봉쇄 조치를 취하며 코로나 방역을 크게 강화하자 7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중국의 리오프닝을 계기로 우상향하고 있죠.

컬러레이가 만드는 펄 안료는 립스틱, 아이섀도, 매니큐어 등 색조화장품에 주로 쓰입니다. 국내 유명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에 펄 안료를 공급하고 있죠.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인 SK-II, 로레알, 샤넬, 디올, 랑콤 등 주요 제품에 컬러레이의 원재료가 쓰입니다.

냉랭해진 한·중 관계에도 불구하고 컬러레이가 중국의 리오프닝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계 기업이란 특성상 중국 현지 실적에는 악영향이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죠. 여기에 리오프닝 효과로 중국 내 색조 화장품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란 분석도 컬러레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이죠.

컬러레이는 중국 현지에서 매출액 대부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연결 기준 매출액(약 370억원)에서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0.6%(334억원)에 달했죠. 한때 700억원을 웃돌던 매출액은 코로나 확산과 함께 쪼그라들었지만, 올해부턴 점차 실적이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합성운모 공장 완공 시 연 6000만t 생상 능력 갖춰

실제로 한경 마켓PRO가 지난달 24일 컬러레이의 중국 현지 공장을 방문했을 때 주말임에도 펄 생산 공장은 가동되고 있었습니다. 펄 제품을 한가득 실은 대형 트럭도 몇차례 마주쳤죠. 현지 컬러레이 관계자는 더칭현 공장의 경우 천연운모, 합성운모 플레이크를 매입해 운모 파우더로 곱게 간 후 진주광택 안료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눈에 띄는 점은 공장의 자동화 설비가 잘 갖춰져 있었다는 것, 지상 6층, 1만평 규모의 생산 공장이 6~7명의 직원만으로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생산관리 과정에서부터 정보 시스템 데이터의 통합 및 분석까지 제품 제조 과정 대부분이 자동화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중국 저장성 후저우시 더칭현에 위치한 컬러레이 공장 자동화 설비. /사진=류은혁 기자
중국 저장성 후저우시 더칭현에 위치한 컬러레이 공장 자동화 설비. /사진=류은혁 기자
컬러레이는 펄의 원가율을 낮추기 위해 합성운모 제작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펄 안료의 원재료는 운모입니다. 천연운모가 아동 노동력 착취를 통해 채굴된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최근 들어 합성운모 사용이 늘고 있죠. 이에 컬러레이는 8000만위안(142억6300만원)을 투자해 합성운모 신공장을 설립하고 있습니다. 컬러레이 측은 합성운모 자체 생산으로 영업이익률이 5~10%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날 컬러레이 본사에서 만난 줘중비아오 컬러레이 회장은 "내년 1월 합성운모 공장을 완공하면 세계 3위 수준인 연 6000톤(t)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서 "현재 브라질 천연운모 수입 가격은 t당 200만원인데 합성운모를 직접 생산하면 t당 110만원까지 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저장성 후저우시 더칭현에 위치한 컬러레이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화장품용 진주광택(펄). /사진=류은혁 기자
중국 저장성 후저우시 더칭현에 위치한 컬러레이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화장품용 진주광택(펄). /사진=류은혁 기자
줘 회장은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합니다. 이번에 한국 언론을 본사로 초청한 것도 중국계 상장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이나 미국이 아니라 한국 코스닥시장을 택한 배경에는 한국 화장품 시장 진출이란 목적이 있었다"며 "향후 한국 주주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차이나 디스카운트 극복하더라도 경제 둔화 등 대내외 변수도

다만 컬러레이가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더라도 대내외 불확실성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더디고,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컬러레이엔 악재입니다. 컬러레이 내부적으로도 2차전지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만 적용되던 미국의 공급망 정책이 화장품 원료에 자칫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줘 회장은 "미·중 갈등이 화장품 원료 시장까지 확대될까 우려스럽다"면서도 "대응 방안으로 한국을 포함해 동남아 등 미국과 관계가 좋은 국가에서 인수합병(M&A)과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켓PRO] 中 리오프닝 수혜주 컬러레이, 왜?
컬러레이도 올해 실적을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5월 청년실업률은 20.8%를 기록하며 역대 최악으로 치닫는 등 중국 경제가 더딘 회복세를 보이면서죠. 소비가 주춤할 경우 색조 화장품 시장의 회복세도 둔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컬러레이도 올해 눈에 띄게 실적이 회복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보단 내년 상반기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죠.

줘중비아오 회장은 "경기 둔화 여파로 올해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이전 60~70%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외부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을 감안,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가량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