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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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6조8421억원 규모의 내년도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안을 의결했다. 올해보다 2조650억원(43.2%)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정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내년도 ODA 예산안을 의결했다. 한 총리는 “2030년 6조4000억원을 공여한다는 목표를 6년 앞당겨 초과 달성하는 수준”이라며 “한국의 경제적 위상에 부합하는 국제적 기여를 통해 글로벌 중추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윤석열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47개 기관을 통해 1978개 ODA 사업을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도적 지원 부문 예산을 올해보다 188% 증가한 1조1617억원으로 잡았다. 분쟁과 재난·재해 등 긴급한 위기 상황에 처한 국가에 대한 기여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교통 관련 지원 8081억원, 보건사업 지원 4536억원, 공공행정 지원 4529억원 등이 편성됐다.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통합데이터센터 구축사업, 이집트 철도 현대화 사업처럼 지원받는 국가가 요구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대형·패키지 사업을 적극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국의 강점으로 꼽히는 스마트시티, 디지털 정부 등 혁신 인프라 구축 지원을 늘릴 예정이다.

‘인도·태평양 전략’과 ‘부산 이니셔티브’ 등 정부의 대외정책과 ODA의 연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중·남미 국가의 보건·공공행정 개발 지원, 태평양도서국 기후변화 대응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예산안은 기획재정부 심의와 국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한국은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 이후 ODA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의 ODA 실적(27억9000만달러)은 DAC 회원국 30개국 가운데 16위에 그쳤다. 1위 미국(553억달러), 2위 독일(350억달러)에 비하면 10분의1도 되지 않는다. 3위인 일본(175억달러)에 비해서는 6분의 1 수준이다.

한국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은 지난해 기준 0.17%다. DAC 회원국 평균(0.36%)의 절반을 밑돈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이 계획대로 집행되면 이 비율이 DAC 권고 수준(0.3%)에 근접한 0.29%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