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물가 인하 압박에 제분업체도 밀가루 가격 인하에 나섰다. 라면, 제과업계에 이어 제분회사까지 동참하면서 ‘가격 인하 릴레이’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한제분은 7월 1일부터 주요 밀가루 제품의 가격을 평균 6.4% 낮춘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번 인하 대상에는 기업간거래(B2B) 뿐 아니라 소비자 판매 제품도 포함됐다. 지난 26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분업계를 소집해 밀수입가격 하락분만큼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한 지 나흘 만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농심 등에 납품하는 밀가루 가격을 낮춘 바 있다.

라면·제과·제분 등 식품 제조사들이 잇달아 가격을 하향 조정하는 와중에 편의점업계도 자체브랜드(PB) 상품의 가격을 내리거나 동결하겠다고 나섰다. 이날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PB ‘헤이루’의 스낵 및 우유 상품 가격을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일부터 일괄적으로 해당 제품의 가격이 100원씩 내려간다. 변경되는 가격은 스낵류 제품이 1400원, 우유 제품이 각각 2500원, 4400원이다.

세븐일레븐도 PB 상품 가격을 인하한다. 세븐일레븐은 1일부로 과자 2종과 음료 2종의 가격을 100원씩 하향 조정한다. ‘세븐셀렉트 동원참치라면’ ‘세븐셀렉트 매운맛양념육포’ ‘세븐셀렉트 우리맛밤’ 등 PB 상품 9종의 경우 원가는 5~10% 올랐지만, 판매가는 동결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세븐일레븐 측의 설명이다.

BGF리테일과 세븐일레븐은 “가격 인하는 자체 마진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중소 파트너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납품가격을 낮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연내에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유통사들도 있다. 이마트24는 고객이 많이 찾는 PB 생수 1종과 페트커피 4종, 우유 1종의 가격을 연말까지 동결하겠다고 선언했다. GS리테일은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초저가 PB ‘리얼프라이스’ 제품 6종을 편의점 GS25에 도입해 가격 인하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양지윤/송영찬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