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급격히 늘었던 전국 미분양 주택이 3개월 연속 감소해 6만 가구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가구는 늘고 있어 시장의 미분양 위험이 해소되고 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전국 미분양 3개월 연속 줄었는데…'악성'은 쌓인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지난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8865가구로 집계됐다. 4월(7만1365가구)보다 2500가구(3.5%) 줄었다. 미분양 주택은 올초 7만6000여 가구로 불어났지만, 3월부터 3개월 연속 줄어 6만 가구대까지 감소했다. 최근 수도권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에 훈풍이 돌면서 미분양 물량이 준 데다 건설사들이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하반기로 분양 일정을 늦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미분양 감소세가 두드러져 분양시장에 지역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미분양은 전월 대비 810가구(7.0%) 줄어든 1만799가구로 집계됐다. 지방은 5만8066가구로 전월보다 1690가구(2.8%) 줄었다.

전체 미분양은 줄었지만, 완공 후 분양되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8892가구로 전달(8716가구)보다 늘었다. 준공 후까지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는 것은 그 부담이 건설사에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미분양 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상반기 예정된 분양이 미뤄진 게 많아 착시 현상일 수 있다”며 “악성 미분양이 늘고 있는 건 여전히 지방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 건수는 급감했다. 3~4년 뒤 아파트 공급 대란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월 주택 인허가는 전국 3만416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1% 줄었다. 같은 달 착공은 1만366가구로 66.0% 급감했고, 분양은 7439가구로 57.1% 줄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