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표적 단백질 분해(TPD) 플랫폼을 선택했다. 미국 바이오기업 프로테오반트를 인수하면서다.

SK바이오팜은 620억원을 투자해 프로테오반트 지분율 60%를 확보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나머지 40% 지분은 SK㈜가 들고 있다.

SK그룹은 일찌감치 TPD에 눈독을 들여왔다. SK㈜는 2020년 미국 TPD 치료제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로이반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번에 SK바이오팜이 인수한 프로테오반트는 SK㈜와 로이반트가 설립한 합작사다. 당시 SK㈜ 투자센터장으로 근무하던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이 합작을 이끌었다.

TPD란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기술이다. 질환 유발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의약품과 다르다.

정지영 SK바이오팜 재무본부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인수는 연구개발(R&D) 분야를 확장하는 차원”이라며 “TPD 기술은 가능성을 크게 인정받는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TPD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화이자는 TPD 기술을 활용한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2021년 미국 바이오벤처와 2조원 규모의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자체 개발한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 출시한 뒤 다음 먹거리를 찾고 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