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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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 후 유기한 정유정(23)이 범행 직전 피해자에게 "자살하기는 억울해 같이 죽을 사람을 찾아왔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에 제출된 검찰 공소장엔 정유정의 범행 과정이 상세히 담겼다. 정유정은 피해자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는 25살이다"라고 말한 뒤 자신의 불우한 처지에 대해 털어놨다.

그리곤 "자살하고 싶은데 혼자 죽긴 억울해 같이 죽을 사람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당황한 피해자가 도망가려고 하자 "장난이다"라며 방심하게 한 뒤 피해자를 향해 미리 준비해뒀던 흉기를 휘둘렀다. 정유정은 피해자가 사망할 때까지 10분 넘게 110차례 이상 찔렀다.

그는 범행 후 피해자에 대한 신원 확인 차원의 지문 감식을 어렵게 하고자 신체 일부를 훼손했다. 정유정은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자신이 평소 자주 다니던 낙동강변에 시신을 유기했다.

검찰은 불우한 어린시절에 대한 원망과 대학 진학 및 공무원 시험 실패에 대한 분노가 정유정을 범행으로 이끌었을 것으로 봤다.

공소장에 따르면 정유정은 한 살 때 어머니가 곁을 떠났고, 여섯 살 때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조부모님 손에 크면서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커서도 할아버지, 아버지와 다툼이 잦았고, 대학 진학과 공무원 시험에 실패하면서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을 품었다. 정유정은 2022년부터 인터넷에 '가족에게 복수하는 방법', '사람 조지는 법', '존속 살인' 등을 검색했다.

범행 직전엔 아버지에게 연락해 과거 일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아버지로부터 '네가 잘못한 점도 있다'는 취지의 대답을 듣게 되자 살인을 예고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지검은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21일 정유정을 살인, 사체손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정유정 재판은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오는 7월 14일 오전 10시 30분에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