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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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진료비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상환자 ‘세트청구’(복수진료)가 최근 5년간 4배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트청구는 병원에 온 환자에게 침술‧구술‧부항‧첩약 등 가능한 8가지 진료 가운데 6가지 이상을 한 번에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자동차보험 한방진료 세트청구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가 상해급수 12~14급 경상환자에게 지급한 세트청구 한방 진료비가 2017년 1926억원에서 지난해 7440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2~14급 환자는 염좌, 타박상 등 경상을 입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같은 경상환자의 한방병원 세트청구 비율은 이 기간에 55.2%에서 82.5%로 늘어났다. 중상해로 분류되는 9~11급 비율(2017년 43.1%->작년 74.0%)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건당 진료비로 따져봐도 경상환자의 한방병원 진료비는 9만9851원으로 9급 환자(8만1309원)에 비해 높았다.

진료비 상승은 자동차보험 보험료 상승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전체 자동차보험 대인배상 진료비 가운데 한방진료 규모는 1조4636억원으로 일반 병원(1조506억원)보다 훨씬 컸다.

한방병원이 늘어나고 있는데 찾는 환자가 줄어들었다는 점이 과잉진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방병원은 2017년 312개에서 작년 546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환자 수는 2019년 79만명에서 2020년 75만8000명으로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각 한방병원은 세트청구를 통해 진료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전 연구위원은 “한방병원 수가 늘어나고 복수진료에 대한 심사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세트청구 진료비가 늘어났다”며 “불만 제기가 계속 늘어날 수 있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