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자산 1조원 이상을 굴리는 ‘매머드’ 펀드들은 운용 철학과 원칙이 뚜렷하다. 오랜 시간 고객들에게 신뢰받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올해로 출시된 지 20년째를 맞았다.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펀드와 미래에셋 전략배분 TDF(타깃데이트펀드)는 2017년 첫선을 보였다. 장수 비결을 묻는 말에 책임운용역들은 “장기적, 안정적 투자로 신뢰를 쌓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를 이끄는 김화진 본부장은 장수 비결에 대해 “유행을 좇지 않고 장기 투자, 저평가 배당주 투자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점이 유효했다”고 했다. 이 펀드는 순자산 1조1590억원으로 국내 배당주 펀드 중엔 가장 몸집이 크다. 1세대 배당주 펀드로, 오랜 기간 큰 등락 없이 꾸준한 수익률을 주무기로 삼아왔다. 지난달 29일 기준 3개월 전 대비 수익률 4.2%, 연초 대비 수익률 9.9%에 그쳤지만 설정 이후 수익률은 226.2%에 달한다.

미래에셋 전략배분 TDF의 순자산은 총 4조3000억원에 이른다. 투자 전략에 따른 7개 빈티지(은퇴예상 시점) 상품의 운용자산을 모두 합친 것인데, 이 중 전략배분 2025 TDF의 순자산이 1조31억원이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김정욱 본부장은 “2017년 펀드를 시작할 때부터 ‘한국형 TDF’를 추구했다”고 했다. 안정적인 수익 비결에 대해서는 “국면마다 국내외 자산 배분을 달리했고, 달러 등 안전자산도 많이 쌓아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우택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퀀트운용부 수석은 테슬라 투자를 통해 성과를 낸 운용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상당수 애널리스트가 테슬라를 외면하던 2017년부터 테슬라에 투자했다. 그는 “과감한 투자가 좋은 결과를 얻으면서 전기차 투자 노하우를 인정받았다”며 “앞으로는 펀드에 전기차주와 동시에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주를 적극적으로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 운용역이 책임지는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펀드의 순자산은 1조2126억원, 설정 이후 수익률은 37.38%에 달한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