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9000개 넘는 오프라인 거점을 보유한 농협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한다. 충전 사각지대가 심각한 지방과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개방형 충전기를 최소 5000기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충전기 10기 중 9기가 도시에 집중된 데다 그나마도 외부인 이용이 어려운 주택·사옥 등에 쏠려 있는 국내 충전 인프라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 농협경제지주를 운영사업자로 정하고 전기차 충전소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하나로마트, 단위농·축협, 농협은행, 농협주유소 등 범농협 사업장을 충전소 부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업 브랜드 이름을 공모하고 충전소 운영시스템 전산 개발에 들어갔다. 조만간 충전기 제조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전국 전기차 충전기는 지난달 말 기준 총 23만82기로, 이 중 44%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몰려 있다. 주요 도시까지 합치면 70% 충전기가 도심에 있다. 시골 지역인 군·읍·면 단위 소재 충전기는 7%에 불과하다. 농협은 상호금융(4847곳) 은행(1114곳) 하나로마트(2149곳) 주유소(670곳) 등 전국 곳곳에 사업장을 약 9024곳 갖추고 있다. 8개 읍·면마다 최소 1개씩 있는 단위농협에 충전기가 설치된다면 외딴 시골에서도 충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한 관계자는 “다른 민간 사업자가 들어오기 어려운 충전 취약지역까지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범농협 사업장뿐 아니라 향후 주요 관광지, 지역거점에 전기차 충전 복합스테이션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점포, 하나로마트, 세차장, 카페 등이 함께 있는 복합시설에 10~20기 충전기를 보유한 충전소를 배치하는 식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