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가 청불인 이유? "내 아이의 눈을 가려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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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김은정의 그때는 몰랐던 19금의 이유

올해 초 대중의 관심을 받은 화제작이라면 단연 ‘더 글로리’를 꼽게 된다. 수없이 “연진아~”를 따라부르게 했던 이 시리즈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비디오물이다. ‘더 글로리’는 주제, 폭력성, 대사, 약물, 모방위험 요소에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사법 체계에 의한 처벌이 아닌 사적 복수를 다룬 주제, 몇몇 장면에서 노골적으로 묘사된 폭력성 등은 결정 등급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영화 등급 분류 담당인 나는 비디오물인 ‘더 글로리’를 심의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결정된 핵심 유해 요소는 ‘모방위험’이라고 생각했다.
등급 분류 기준이 되는 요소 중 ‘모방위험’이야말로 청소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판단한 결과다. 모방위험이 높은 영상물의 청소년 시청은 반드시 제한되어야 한다. 영상물의 관람 등급이 존재하는 이유가 청소년을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선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 장면들, 특히 헤어 고데기로 피해자의 신체를 지지는 등 잔인한 학교폭력 방법의 묘사에서 높은 모방위험이 있다. 학교폭력뿐 아니다. 최근 영화에서 모방위험이 우려되는 작품을 자주 본다. 아동 학대, 스토킹과 무단 침입, 보이스피싱이나 마약 판매 등의 불법 거래에 청소년을 동원하는 설정 등이 빈번하다.
영화 B는 여자친구가 피해자로 등장하는 몰카 라이브 방송을 보게 된 남자가 그녀를 구하기 위해 방송에 참여해서 가해자와 추격을 벌이는 스릴러다. 사이버 성범죄의 직접 가해자뿐 아니라 몰카 등 불법 영상을 소비하는 숨겨진 가해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긍정적 주제에, 몰입감 있는 추적 스릴러의 장르적 재미도 있다. 그러나 불법 영상의 촬영, 개인 신상정보의 유출, 성폭력 암시와 여성을 성적 물건으로 대하는 설정, 물뽕의 사용 등은 높은 모방위험으로 판단된다. 두 작품을 응원하고 흥행 선전을 기원한다. 그러나 아이의 눈은 가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