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긴축우려 완화에 경기회복 기대까지…증시 조정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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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선호 물가지표 안정에 韓무역수지 16개월만 흑자전환
“증시 조정 마무리” 분석 잇따라
“무역수지 착시 가능성…경기 반등 주장하기 어려워” 하반기 첫 거래일에 코스피가 1% 넘게 반등하며 2600선을 회복했다. 증시를 짓눌렀던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다. 한국 자체적으로도 무역수지가 16개월만에 흑자전환했고,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된 조정 국면이 마무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무역수지 흑자전환이 에너지 수입액 감소와 선박 인도에 따른 일회성 수출 증가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실물 경기의 회복을 점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는 1.49% 오른 2603.4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안정 가능성과 경기 회복 기대감이 부상한 데 힘입어 상승한 훈풍이 우리 주식시장으로도 이어졌다.
우선 미국의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지난달 조정의 빌미가 됐던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드라이브 강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
우선 추가 긴축 가능성을 대하는 시장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분석도 눈길을 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 Fed의 통화정책에 증시가 일희일비했던 건 금리 인상의 이유가 물가였기 때문”이라며 “최근 추가 금리 인상의 이유가 견조한 경기, 고용, 소비 등의 영향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의 배경이 경기 호조라면 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향후 부진한 경제지표가 나와도 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낮아지는 요인으로 해석돼 증시의 상승 압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이경민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좋은 것도 좋고, 나쁜 것도 좋다(Good is Good, Bad is Good)’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Fed와 주식시장의 생각은 서로 다르지만, 결국 논쟁의 끝엔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종료된다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다”며 “한두 번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유로 시장을 부정적으로 볼 경우 투자 타이밍을 상실하는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도 코스피의 조정이 어느정도 이뤄졌다는 분석도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코스피 종가(2564.28)가 직전 고점인 6월12일과 저점인 5월15일의 중간인 되돌림 구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외 여러 기술적 지표들도 다른 나라 증시와 달리 과매수 상태가 대부분 해소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도 실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선 장기간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달 한국의 무역수지는 11억3000만달러 흑자로, 작년 2월 이후 16개월만에 흑자 전환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액 증가에 주목했다. 월간 수출액은 89억달러로 작년 12월 이후, 일 평균 수출액은 3억9000만달러로 작년 10월 이후 각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미국의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을 내놓으면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693억원에 불과하지만, 최근 들어 제시된 추정치를 내놓은 9000억원(DB금융투자)에서 1조3000억원(KB증권)에 이른다.
6월 무역수지 흑자전환도 수출 증가보다는 에너지 수입액 감소의 영향이 더 컸기에 아쉽다는 평가다. 6월 수출액이 1년 전보다 6% 줄어든 542억4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3% 감소에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1.7% 감소한 53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액이 27.3% 감소한 영향이 컸다.
선박 수출액 급증으로 인한 착시도 지난달 수출입동향 호조에 영향을 줬다. 6월 선박 수출액은 24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8.6% 증가했다. 건조 기간이 2년가량인 선박은 인도 시점에 수출액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일회성 수익으로 볼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선박 수출을 제외하면 6월 수출 감소율은 2%포인트 더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인 긴축 재개 분위기도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 단기금리가 튀어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폭이 커지고 있어서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강한 수요 회복이나 경기 회복을 주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장기금리인 국채 10년물 금리는 거시경제(매크로)의 체력을 반영한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거시경제 체력보다 통화긴축(단기금리)를 더 세게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
Fed 선호 물가지표 안정에 韓무역수지 16개월만 흑자전환
“증시 조정 마무리” 분석 잇따라
“무역수지 착시 가능성…경기 반등 주장하기 어려워” 하반기 첫 거래일에 코스피가 1% 넘게 반등하며 2600선을 회복했다. 증시를 짓눌렀던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다. 한국 자체적으로도 무역수지가 16개월만에 흑자전환했고,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된 조정 국면이 마무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무역수지 흑자전환이 에너지 수입액 감소와 선박 인도에 따른 일회성 수출 증가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실물 경기의 회복을 점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는 1.49% 오른 2603.4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안정 가능성과 경기 회복 기대감이 부상한 데 힘입어 상승한 훈풍이 우리 주식시장으로도 이어졌다.
우선 미국의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지난달 조정의 빌미가 됐던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드라이브 강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다 좋다”…‘조정 마무리’ 전망에 힘 실려
증권가에서는 미 Fed의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를 빌미로 한 증시 조정이 마무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우선 추가 긴축 가능성을 대하는 시장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분석도 눈길을 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 Fed의 통화정책에 증시가 일희일비했던 건 금리 인상의 이유가 물가였기 때문”이라며 “최근 추가 금리 인상의 이유가 견조한 경기, 고용, 소비 등의 영향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의 배경이 경기 호조라면 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향후 부진한 경제지표가 나와도 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낮아지는 요인으로 해석돼 증시의 상승 압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이경민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좋은 것도 좋고, 나쁜 것도 좋다(Good is Good, Bad is Good)’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Fed와 주식시장의 생각은 서로 다르지만, 결국 논쟁의 끝엔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종료된다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다”며 “한두 번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유로 시장을 부정적으로 볼 경우 투자 타이밍을 상실하는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도 코스피의 조정이 어느정도 이뤄졌다는 분석도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코스피 종가(2564.28)가 직전 고점인 6월12일과 저점인 5월15일의 중간인 되돌림 구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외 여러 기술적 지표들도 다른 나라 증시와 달리 과매수 상태가 대부분 해소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도 실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선 장기간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달 한국의 무역수지는 11억3000만달러 흑자로, 작년 2월 이후 16개월만에 흑자 전환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액 증가에 주목했다. 월간 수출액은 89억달러로 작년 12월 이후, 일 평균 수출액은 3억9000만달러로 작년 10월 이후 각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미국의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을 내놓으면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693억원에 불과하지만, 최근 들어 제시된 추정치를 내놓은 9000억원(DB금융투자)에서 1조3000억원(KB증권)에 이른다.
“반도체 회복 확인 안 됐고, 무역수지 호조도 착시일 가능성”
반면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회복이 아직 숫자로 확인된 건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는 전년 동월 대비 28% 감소한 6월 반도체 수출액에 대해 “전월보다 감소율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아직 본격적인 가격 반등이 없다”며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 기대감은 많지만, 아직 데이터 상으로 본격적인 회복이라 보기에는 다소 모자란 듯하다”고 말했다.6월 무역수지 흑자전환도 수출 증가보다는 에너지 수입액 감소의 영향이 더 컸기에 아쉽다는 평가다. 6월 수출액이 1년 전보다 6% 줄어든 542억4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3% 감소에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1.7% 감소한 53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액이 27.3% 감소한 영향이 컸다.
선박 수출액 급증으로 인한 착시도 지난달 수출입동향 호조에 영향을 줬다. 6월 선박 수출액은 24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8.6% 증가했다. 건조 기간이 2년가량인 선박은 인도 시점에 수출액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일회성 수익으로 볼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선박 수출을 제외하면 6월 수출 감소율은 2%포인트 더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인 긴축 재개 분위기도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 단기금리가 튀어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폭이 커지고 있어서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강한 수요 회복이나 경기 회복을 주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장기금리인 국채 10년물 금리는 거시경제(매크로)의 체력을 반영한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거시경제 체력보다 통화긴축(단기금리)를 더 세게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