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케피코는 AICE 교육과 시험을 통해 임직원들의 AI 역량을 키우고 있다. 회사 직원들이 데이터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이솔 기자
현대케피코는 AICE 교육과 시험을 통해 임직원들의 AI 역량을 키우고 있다. 회사 직원들이 데이터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이솔 기자
“데이터 양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죠.”(오승현 제어시스템검증팀 팀장)

최근 치러진 AICE(AI Certificate for Everyone) 자격증 시험에서 베이식(BASIC) 레벨을 취득한 현대케피코 임직원들은 “AICE는 현대인에게 매우 유용한 자격증”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대케피코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모티브뉴스가 꼽은 ‘2023년 글로벌 100대 부품사’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력 제품은 자동차 전자제어시스템이며 지난해 2조25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AI 비전공자도 대거 AICE 응시

"비전공 관리자도 AICE 응시…신사업 에이스 키운다"
제3회 정기시험을 앞두고 치러진 특별시험엔 팀장 이상 관리자급 임직원 44명이 응시했다. 이 중 28명(합격률 64%)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타사 평균 합격률(4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AI를 연구하는 ICT정보화팀이 아닌, R&D(연구개발)와 엔지니어링 관련 팀이 AICE에 도전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AI를 여러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AICE 응시 부서의 범위를 넓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AICE 시험을 치른 현대케피코 임직원은 한 달가량 AI 기술 관련 강의를 수강하고 실습하는 과정을 거쳤다. AI 인식 수준을 향상하고 실사례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들이 응시한 베이식 레벨은 실무에서 많이 쓰이는 데이터 표인 정형 데이터(tabular data)를 자동화된 학습 기반(머신러닝)으로 데이터 분석과 모델링을 할 수 있는 단계다. AI 활용 능력을 실제 업무에 적용해 일과 시간을 절감하고 능률을 향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AI 중심 기업이 되기 위해선 지표와 결과를 위주로 결정을 내리는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AI 분야 비전공자인 임직원이 지식을 스스로 습득하기엔 한계가 있어 AICE를 택했다”고 말했다.

“차량 부품사도 AI·데이터 필수”

완성차업계에서도 AI와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대세가 되면서 생긴 변화다. 내연기관 부품사에서 친환경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현대케피코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임직원의 AI와 데이터 능력 함양을 위해 AICE 시험을 도입하고, 외부 전문가 특강과 동호회 활동 등 AI 역량 제고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대케피코는 임직원의 AI 역량 강화가 향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전기이륜차 제어시스템과 초급속 EV(전기차) 충전기에선 방대한 IoT(사물인터넷) 기반 데이터가 생성된다”며 “여기에 AI를 접목하면 전기 이륜차 배터리 수명 예측이나 EV 충전기 고장, 부품 교체 시기 등을 추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케피코는 앞으로도 AICE 시험을 비롯해 사내에 AI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 회사가 AICE 시험을 응시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교육과정 만족도가 8.4점(10점 만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