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 전시장, 불볕더위 속 막바지 공사 한창…공정률 90%
킨텍스 20년간 운영권…국내 공공기관·전시운영사 첫 해외 진출 주목
김동연 "윤 대통령, G20 때 방문해서 축사 해주시면 좋겠다" 제안
경기도 전시산업 노하우 수출한다…개장 앞둔 '인도판 킨텍스'
"바닥은 탱크를 전시할 수 있고, 천장에는 승용차를 매달 수 있게 설계돼 있습니다.

이는 인도 최초이고, 이 모두 킨텍스의 전시산업 노하우가 녹아 있습니다.

"
3일(현지 시각) 인도 뉴델리의 인도국제전시컨벤션센터(IICC·India International Convention and Expo Centre) 공사 현장을 찾은 김동연 도지사를 비롯한 경기도 대표단에 KINEXIN(키넥신) 정형필 단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KINEXIN은 킨텍스의 인도 합작법인이자 IICC 운영 법인이다.

IICC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킨텍스가 국내 전시 주관 상장사(이상네트웍스)와 공동으로 2018년 공개입찰에서 20년간의 운영권을 따냈다.

국내 공공기관 및 전시 운영사의 해외 진출 첫 사례다.

경기도 대표단이 현장을 찾은 이날 낮 체감온도가 40도를 넘어섰지만, 불볕더위 속에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도 특유의 흙먼지 속에 건축 자재를 실은 트럭이 건설노동자들과 중장비 사이로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하지만 건물 내부로 발걸음을 옮기자 이미 전시장 틀을 갖출 정도로 공사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모습이다.

인디라간디국제공항(IGI)에 인접한 여건을 고려한 방음용 연(카이트) 모양 천장 조형물과 흡음 기능의 연꽃 형상 조명도 눈에 들어온다.

컨벤션센터 상층부 통역실은 발언하는 인사의 입 모양을 볼 수 있게 투명창으로 설계됐고, 바닥재 시공도 화재에 대비한 방염 소재로 시공 중이다.

6천석 규모의 관람석 중 절반은 이동이 가능한 가변형 구조로 조성된다.

이 역시 킨텍스의 노하우가 전수된 결과물이다.

주변 인프라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한다.

주변에 고속화도로와 도시순환도로가 조성됐고, IICC 지하와 도심을 25분에 연결하는 지하철이 임시 개통한 상태다.

현재 공정률은 90%로, 오는 10월 1일 1단계 시설이 개장한다.

경기도 전시산업 노하우 수출한다…개장 앞둔 '인도판 킨텍스'
약 100만㎡ 전시컨벤션 복합지구에 전시면적 시설이 축구장 40여개 크기인 30만㎡를 차지하는데, 그중 1단계 12만㎡에 컨벤션센터(6만㎡)와 2개 전시홀이 1차 완공돼 10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것이다.

남은 18만㎡는 2027년께 추가 착공이 예상된다.

IICC는 전체 전시 면적 기준으로 인도 최대이자 아시아 5위 시설 규모 전시컨벤션시설이다.

중국 전시장 4곳을 제외하면 아시아에서는 최대 규모인 셈이다.

국내 최대 킨텍스(12만4천㎡)의 2.4배, 코엑스(4만8천㎡) 6.3배 규모다.

5개의 대형 전시장, 다목적 컨벤션센터, 한 번에 최대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당과 6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멀티 경기장 등을 갖출 예정이다.

완공되면 쇼핑 시설부터 사무 공간뿐만 아니라 1km 이내에 3천500개의 특급호텔 객실을 보유한 대규모 복합 시설이다.

주변 인프라를 제외하고 총공사비 약 4조원이 투입되는 인도 정부의 대규모 마이스(MICE) 산업 프로젝트이다.

특히 국내 중소·강소기업들이 이곳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무역전시회에 참가하면 인구 14억 인도 시장을 비롯한 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경기도는 기대한다.

킨텍스는 그동안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경기 북부지역에서 2005년도부터 전시장을 설치·운영한 비법을 IICC 건설과 운영에 전수한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국제 전시컨벤션 행사 유치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

올해 11월 세계투자포럼(WIF), 내년 2월 인도국제플라스틱제조산업전 등 대형 계약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K 문화·콘텐츠 리더십 확산과 함께 우리나라 전략 산업을 선보이는 'Korea Expo in India'(가칭)도 내년 7월께 IICC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이 자체 역량으로 외국 정부의 인정을 받아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며 "서남아 핵심 거점시장인 뉴델리 최대 상권 장악을 통한 포스트 차이나 시대, 대한민국 정부의 인도 태평양 전략 거점시장 확보 노력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경기도 대표단은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 겸 KINEXIN 대표이사, 정형필 KINEXIN 단장, 캉칸 차크라보티 IICC 콤플렉스 총괄감리단장 등과 함께 현장을 시찰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 자리에서 "IICC의 운영을 경기도의 킨텍스가 하게 된 것은 프랑스, 홍콩 등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경쟁을 뚫고 그동안의 실력과 경험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10월 IICC 개관을 계기로 한국과 인도, 특히 경기도와 인도 간 경제협력이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9월에 (인도에서) G20 서밋(Summit) 행사가 열리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이곳에 방문해주셔서 IICC의 미래에 대해 좋은 축사를 해주시며 격려해주셨으면 좋겠다.

경기도가 하는 행사에 윤 대통령을 초대해서 함께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최근 각종 정부 주관 행사에서 김 지사가 초청 대상에서 배제된 데 따른 논란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으로 읽힌다.

경기도 전시산업 노하우 수출한다…개장 앞둔 '인도판 킨텍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