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의 숨은별과 샛별, 한자리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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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추상화가 3人 전시회
본관선 탄생 100주년 이상욱展
먹의 농담 등 서예 기법 담겨
별관엔 김세은·유리도 개인전
20·30대인데도 팬층 두터워
본관선 탄생 100주년 이상욱展
먹의 농담 등 서예 기법 담겨
별관엔 김세은·유리도 개인전
20·30대인데도 팬층 두터워
![서울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상욱 화백의 개인전. 학고재갤러리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AA.33873277.1.jpg)
![이상욱 화백의 생전 모습.](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AA.33873272.1.jpg)
게다가 미술계에서 ‘낀 세대’로 분류되는 1920년대생이다. 1910년대생(김환기·유영국 등)과 그 뒤에 나타난 1930년대생(박서보·이우환 등)에 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 화백이 2000년대 이후 20여 년간 변변한 전시 없이 잊혀간 이유다.
‘한국적 추상’ 일군 이상욱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더 센테너리’는 탄생 100주년을 맞은 이 화백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다. 48점에 달하는 그의 시기별 작품이 걸렸다. 전시장에서 만난 이 화백의 아들 이홍기 씨는 “흩어진 아버님의 작품을 모으는 게 쉽지 않았는데 학고재의 도움으로 전시를 열 수 있었다”며 “앞으로 아버님의 작품세계를 알리는 데 본격적으로 힘쓸 계획”이라고 했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진명 미술평론가는 이 화백의 그림을 ‘서체적이며 서정적 추상’이라고 요약했다. ‘서체적 추상’이란 서예처럼 붓글씨 쓰듯 그림을 그렸다는 얘기다. ‘독백’(1970), ‘작품 86’(1986) 등에는 한 번에 긋는 일필휘지의 붓놀림과 여백의 미, 먹의 농담(濃淡) 등 서예의 미학과 기법이 살아 있다.
‘서정적 추상’이란 그림에서 따스한 느낌이 든다는 뜻이다. 고향인 함경남도 함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점’이 대표적이다. 이 평론가는 “서울에 있는 화가와 함흥에 두고 온 친지들이 같은 달을 바라보며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화백은 평생 ‘한국적 추상’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새로운 시도를 거듭했다. 전시장을 가득 메운 작품의 화풍이 다양한 이유다. 이 같은 노력은 한국 추상미술을 풍부하게 만들었고, 후배들이 참고할 원형(原型)이 됐다.
‘추상의 현재’ 김세은·유리
![전시작 앞에 앉아 있는 유리 작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AA.33873275.1.jpg)
![김세은 작가의 ‘핏 스탑’.](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AA.33873456.1.jpg)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