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전력기금 절반만 봤는데…8440억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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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조사서 5824억 또 적발
태양광 보조금 받아 땅 사서
배우자에 되판 마을회장도
404억 환수·626건 수사 의뢰
태양광 보조금 받아 땅 사서
배우자에 되판 마을회장도
404억 환수·626건 수사 의뢰
국무조정실이 문재인 정부 5년간 이뤄진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일부를 점검한 결과, 5824억원(건수 기준 5359건) 규모의 위법·부적정 사례를 확인했다고 3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1차 점검 때 적발한 위법·부적정 사례(2616억원)까지 합치면 총 8440억원의 예산이 부당하게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부터 약 5년간 전력기금사업에 12조원을 투입했는데 국무조정실이 1, 2차 점검에서 대상으로 삼은 금액은 6조원 정도에 불과하다.
전력기금의 절반만 점검했는데도 신재생 분야에서 8000억원 넘는 돈이 줄줄 샌 것이다. 점검 대상을 전력기금 전체로 확대하면 부당 집행한 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력기금은 국민이 내는 전기요금에서 3.7%를 떼어 조성하는 기금이다.
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을 지원하는 데 사용돼야 할 보조금도 허투루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7~2021년 25개 시·군·구를 조사한 결과 574억원(1791건)의 발전소 주변 지역 보조금이 부당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마을회장은 보조금을 받아 토지를 사들인 후 6촌이나 배우자에게 되팔았다. 몇몇 지방자치단체는 보조금으로 특정 인물이나 단체를 지원했다. 보조금 4000여만원을 빼돌려 시청 공무원들이 쓰는 관용차를 산 지자체도 있었다.
이 밖에 기타 전력기금에서도 2018~2022년 86억원(386건)이 부정 사용됐다. 한국전력은 65개 도서지역 발전시설 운영을 퇴직자단체 자회사인 A사에 27년간 수의계약으로 위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은 직접 수행해야 하는 업무와 A사가 계약 체결 자격이 안 되는 업무까지 일괄 수의계약으로 위탁하는 등 법령 위반사항 40건이 적발됐다.
이번 2차 점검에 지난해 9월 1차 점검까지 합치면 전력기금 예산 중 부당 집행된 금액은 8440억원(7626건)에 달한다. 그나마 이는 전체 전력기금 12조원 중 절반인 6조원가량만 점검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 시절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급격히 늘리는 과정에서 예산이 방만하게 쓰인 것은 물론 불법 사례도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진단은 2차 점검에서 적발된 사업 중 404억원은 환수 조치하고 626건을 수사 의뢰하는 한편 85건은 관계자 문책을 요구할 예정이다. 부정 수급 방지를 위해 세부 공사비가 확정된 이후 사업 신청을 하도록 하고, 부정 대출로 악용되는 버섯재배사와 곤충사육사는 대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력 분야 R&D 부실 과제 등의 자체 검토를 강화하기 위해 R&D 전담 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관리업무 세부 기준을 명확히 규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1차 점검에선 2267건, 2616억원의 위법·부당 집행 사실을 적발해 376명, 1265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지난해 9월 1차 점검 때 적발한 위법·부적정 사례(2616억원)까지 합치면 총 8440억원의 예산이 부당하게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부터 약 5년간 전력기금사업에 12조원을 투입했는데 국무조정실이 1, 2차 점검에서 대상으로 삼은 금액은 6조원 정도에 불과하다.
전력기금의 절반만 점검했는데도 신재생 분야에서 8000억원 넘는 돈이 줄줄 샌 것이다. 점검 대상을 전력기금 전체로 확대하면 부당 집행한 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력기금은 국민이 내는 전기요금에서 3.7%를 떼어 조성하는 기금이다.
가짜 세금계산서로 태양광 대출…지자체는 보조금으로 관용차 구매
국무조정실의 2차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점검에서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위법하거나 부적절하게 쓰인 돈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정부 때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국민이 낸 전기요금의 일부로 부당하게 사익을 채웠다는 것이다.태양광 비리 요지경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3일 발표한 점검 결과를 보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 부문에서 2019~2021년 4898억원(3010건)의 부당 행위가 적발됐다. 이번 2차 점검에서 적발된 전체 위법·부적정 사업 중 84.1%가 이 유형이다. 가짜 세금계산서로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사업비를 부풀린 뒤 과다 대출받거나 버섯 재배, 곤충 사육을 한다며 가짜로 시설을 지은 뒤 대출받은 사례가 많았다. 박구연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장(국무1차장)은 가짜 세금계산서로 과다 대출받은 경우에 대해 “굉장히 악질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을 지원하는 데 사용돼야 할 보조금도 허투루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7~2021년 25개 시·군·구를 조사한 결과 574억원(1791건)의 발전소 주변 지역 보조금이 부당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마을회장은 보조금을 받아 토지를 사들인 후 6촌이나 배우자에게 되팔았다. 몇몇 지방자치단체는 보조금으로 특정 인물이나 단체를 지원했다. 보조금 4000여만원을 빼돌려 시청 공무원들이 쓰는 관용차를 산 지자체도 있었다.
줄줄 새는 R&D 예산
추진단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예산 집행을 들여다본 결과 2018~2022년 266억원(172건)의 부정 사용이 적발되기도 했다. 성과가 부실해 중단된 과제의 연구비를 회수하지 않거나, 연구 과제와 관계없는 사업 공사비의 증빙 자료를 제출해 연구비를 챙긴 사례가 있었다.이 밖에 기타 전력기금에서도 2018~2022년 86억원(386건)이 부정 사용됐다. 한국전력은 65개 도서지역 발전시설 운영을 퇴직자단체 자회사인 A사에 27년간 수의계약으로 위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은 직접 수행해야 하는 업무와 A사가 계약 체결 자격이 안 되는 업무까지 일괄 수의계약으로 위탁하는 등 법령 위반사항 40건이 적발됐다.
이번 2차 점검에 지난해 9월 1차 점검까지 합치면 전력기금 예산 중 부당 집행된 금액은 8440억원(7626건)에 달한다. 그나마 이는 전체 전력기금 12조원 중 절반인 6조원가량만 점검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 시절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급격히 늘리는 과정에서 예산이 방만하게 쓰인 것은 물론 불법 사례도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진단은 2차 점검에서 적발된 사업 중 404억원은 환수 조치하고 626건을 수사 의뢰하는 한편 85건은 관계자 문책을 요구할 예정이다. 부정 수급 방지를 위해 세부 공사비가 확정된 이후 사업 신청을 하도록 하고, 부정 대출로 악용되는 버섯재배사와 곤충사육사는 대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력 분야 R&D 부실 과제 등의 자체 검토를 강화하기 위해 R&D 전담 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관리업무 세부 기준을 명확히 규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1차 점검에선 2267건, 2616억원의 위법·부당 집행 사실을 적발해 376명, 1265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