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약화 우려 지속되며 30여년만에 최장 하락한 브렌트유 [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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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내리막길 걸어
WTI는 2개 분기 연속…2019년 이후 처음
수요 웃도는 공급…하반기도 추세 유지 전망
국제유가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 가격이 30여년 만에 최장기간 하락했다. 공급이 안정적인 가운데 중국 경제 회복세가 비교적 약한 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기조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브렌트유 8월물 가격은 전일보다 56센트(0.8%) 오른 74.90달러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도 전장 대비 78센트(1.1%) 오른 70.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제유가가 소폭 상승세를 보인 건 Fed가 물가 목표를 세울 때 기준점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지난 5월 2년 1개월 만에 최저치인 3.8%까지 떨어졌다는 발표 덕이었다. 경기침체 우려가 가시고 있는 미국에서 원유와 정제 제품 수요 예측치가 상향 조정된 영향도 작용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인용, 4월 기준 미국의 수요량이 하루 2044만6000배럴(bpd)로 “계절적 강세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분기 단위로 기간을 넓혀 보면 국제유가 흐름은 뚜렷한 약세다.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2분기가 끝나는 이날까지 4개 분기 동안 내리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0여년 만에 가장 오래 내림세가 지속된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13% 내려앉았다.
WTI 선물 가격은 최근 3개월 새 6.5% 주저앉으면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3.54달러로, 1년 전 대비 1.30달러 이상 저렴해졌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과 더불어 중국의 생산‧소비 활동이 좀처럼 빠르게 끌어올려지지 않으면서 원유 시장에 드리운 전반적인 수요 우려가 걷히지 않고 있다. 반면 러시아, 이란 등의 수출량이 여름철 수요 증가세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계획을 상쇄할 수준만큼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공급은 넘치는 상황이다. WSJ는 최근 며칠 새 브렌트유 선물 시장에서 만기가 짧은 근월물 가격이 만기가 긴 원월물 가격에 못 미치는 ‘콘탱고’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통상 콘탱고 상황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한 것으로 인식된다.
HSBC 연구원들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의 두 차례 신규 감산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선 아래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시장이 펀더멘털(기초 여건)보다는 거시경제적 우려에 의해 더 많이 영향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흐름은 올여름 내내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오닉스 캐피털 그룹의 그렉 뉴먼 최고경영자(CEO)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58~52달러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는 37명의 경제학자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세계 경제가 직면한 (금리 인상에 따른) 역풍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됨에 따라 국제유가가 상승 동력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전했다. 글로벌 에너지 기술 기업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미국의 에너지 회사들은 이번 주까지 9주 연속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 장치 가동을 멈춘다. 2020년 7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 두바이유 가격은 사우디 감산으로 지지되면서 지난주 브렌트유 가격을 웃돌았다. 2020년 가을 이후 처음이다. 통상 두바이유는 밀도가 높은 데다 유황 함량이 높아 브렌트유보다 저렴하게 거래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WTI는 2개 분기 연속…2019년 이후 처음
수요 웃도는 공급…하반기도 추세 유지 전망
국제유가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 가격이 30여년 만에 최장기간 하락했다. 공급이 안정적인 가운데 중국 경제 회복세가 비교적 약한 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기조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브렌트유 8월물 가격은 전일보다 56센트(0.8%) 오른 74.90달러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도 전장 대비 78센트(1.1%) 오른 70.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제유가가 소폭 상승세를 보인 건 Fed가 물가 목표를 세울 때 기준점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지난 5월 2년 1개월 만에 최저치인 3.8%까지 떨어졌다는 발표 덕이었다. 경기침체 우려가 가시고 있는 미국에서 원유와 정제 제품 수요 예측치가 상향 조정된 영향도 작용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인용, 4월 기준 미국의 수요량이 하루 2044만6000배럴(bpd)로 “계절적 강세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분기 단위로 기간을 넓혀 보면 국제유가 흐름은 뚜렷한 약세다.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2분기가 끝나는 이날까지 4개 분기 동안 내리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0여년 만에 가장 오래 내림세가 지속된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13% 내려앉았다.
WTI 선물 가격은 최근 3개월 새 6.5% 주저앉으면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3.54달러로, 1년 전 대비 1.30달러 이상 저렴해졌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과 더불어 중국의 생산‧소비 활동이 좀처럼 빠르게 끌어올려지지 않으면서 원유 시장에 드리운 전반적인 수요 우려가 걷히지 않고 있다. 반면 러시아, 이란 등의 수출량이 여름철 수요 증가세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계획을 상쇄할 수준만큼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공급은 넘치는 상황이다. WSJ는 최근 며칠 새 브렌트유 선물 시장에서 만기가 짧은 근월물 가격이 만기가 긴 원월물 가격에 못 미치는 ‘콘탱고’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통상 콘탱고 상황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한 것으로 인식된다.
HSBC 연구원들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의 두 차례 신규 감산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선 아래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시장이 펀더멘털(기초 여건)보다는 거시경제적 우려에 의해 더 많이 영향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흐름은 올여름 내내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오닉스 캐피털 그룹의 그렉 뉴먼 최고경영자(CEO)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58~52달러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는 37명의 경제학자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세계 경제가 직면한 (금리 인상에 따른) 역풍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됨에 따라 국제유가가 상승 동력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전했다. 글로벌 에너지 기술 기업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미국의 에너지 회사들은 이번 주까지 9주 연속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 장치 가동을 멈춘다. 2020년 7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 두바이유 가격은 사우디 감산으로 지지되면서 지난주 브렌트유 가격을 웃돌았다. 2020년 가을 이후 처음이다. 통상 두바이유는 밀도가 높은 데다 유황 함량이 높아 브렌트유보다 저렴하게 거래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